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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3) - 한민족 화합의 세계잔치

중앙일보

입력

새 천년 처음으로 열리는 시드니올림픽은 남북한이 통일로 가는 신기원이 될 전망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반세기동안 계속돼 온 대결구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남북화해의 첨병역할을 해 온 스포츠가 한 걸음 더 나아가 통일의 발판을 만들 때가 바야흐로 도래했다.

이미 남북한 스포츠인들 사이에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적극적인 지지를 밝히고 있어 `지구촌 축제'는 `한민족 화합의 잔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남북한의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시기적인 문제 등이 겹쳐 단일팀을 구성하지는 못했지만 개막식에 하나의 깃발 아래 동시에 입장하자는 공감대가 형성,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이 제안하고 사마란치 IOC위원장도 지지해 공론화된 동시입장은 북한이 지난달 말 IOC에 "통일이 궁극적인 목표기 때문에 양측 국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전달, 사실상 동시입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남북한은 각기 다른 팀으로 출전하지만 하나의 깃발아래 입장,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개, 폐회식에서 `남북은 하나'임을 알릴 전망이다.

장외에서도 남북화합의 분위기는 조성됐다.

호주교민들의 순수자생조직인 시드니올림픽한호후원회(회장 차재상 재호주 대한체육회장)는 5천여명의 교민들로 응원단을 구성, 종목별로 체계적인 응원에 나설 계획인데 특히 북한이 참가하는 모든 경기장에서 남북팀을 함께 응원할 계획이다.

후원회는 공동응원외에도 남북한 임원들, 나아가 선수들까지 함께 모여 식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다.

이처럼 남북한을 한 자리에 모아 하나로 묶으려는 작업은 대회가 개막된 뒤 현지에서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 결실을 일궈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상황도 벌어지겠지만 개회식에서 손을 잡고 입장하고 또 장외에서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한핏줄임을 확인, 통일 분위기가 한 층 무르익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도쿄에서 발행되는 총련기관지 조선신보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 육상(마라톤 포함), 유도, 역도, 레슬링, 복싱, 체조, 사격, 양궁, 수영 등 10개 종목에 선수 32명을 포함, 50명 안팎의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아직 최종 엔트리 제출시한(25일)이 남아 변화가 있을 수 있으나 여자유도 계순희, 남자체조 배길수, 여자역도 리성희 등 세계적인 스타플레이들의 출전은 확실하다.

북한의 금메달 목표는 2-3개.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간판스타 다무라 료코(일본)를 꺾고 금메달을 딴 계순희가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자 52㎏급으로 체급을 상향 조정해 출전, 2회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유도에서는 모두 4명이 출전하는데 남자 81㎏급의 곽욱철, 여자 48㎏급의 차현향, 여자 63㎏급의 지경선도 메달권에 접근했다는 평.

리성희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는 못했으나 지난 해 11월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용상 58㎏급에서 세계신기록(131㎏)을 세운 `공로'로 국제역도연맹(IWF)의 와일드카드를 받았다.

레슬링에서는 그레코로만형 54㎏급 강용균, 자유형 54㎏급 진주동, 58㎏급 리영삼, 63㎏급 김광 등 4명이 출전한다.

특히 98년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심권호와 격돌, 준우승했던 강용균은 또 다시 심권호와의 결승대결이 점쳐질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고 98년 아시안게임 우승자인 진주동도 상위 입상을 노리고 있다.

체조에서는 `안마의 달인' 배길수가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이어 8년만에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데 노련미로 체력한계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여자체조에도 목은주, 김영실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은 메달권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지난 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여자마라톤을 제패한 정성옥은 최종엔트리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양궁, 복싱, 사격 등에서도 선수들을 파견하는 데 그다지 성적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고 구기종목은 본선 티켓이 없어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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