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원투수 대결에서 이긴 유니콘스

중앙일보

입력

승부는 구원투수 싸움에서 결정 났다.

8월 9일 현대 유니콘스는 올 시즌 유난히 어려운 경기를 펼쳤던 SK 와이번스와의 수원경기에서 구원투수 조웅천-위재영의 깔끔한 계투로 6대 3으로 승리를 거둬 거의 드림리그 1위 자리를 굳혔다.

반면 와이번스는 믿었던 구원투수 김원형이 급작스러운 제구력 난조로 인해 무너지고 말았다.

6회초 2사후 3대 3 동점 상황에서 선발 신철인을 구원 등판한 홀드부분 1위인 유니콘스의 조웅천은 2와 1/3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뽑아내는 등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올 시즌 8승째를 수확하였다.

유니콘스 타자들이 거의 손대기 힘드는 곳으로 로케이션을 가져가는 등 얄미울 정도로 제구력이 잘되었다.

56경기라는 잦은 등판으로 인한 체력적 부담을 가지고 있는 조웅천을 대신할 믿을 만한 중간계투가 없다는 것이 유니콘스로서는 옥의 티다.

9회초 부터 마무리로 나온 위재영은 2탈삼진을 솎아 내는 등 3명의 타자를 완벽하게 아웃시켜 올 시즌 32세이브 째를 따내었다.

이로써 위재영은 34세이브 포인트를 올려 36세이브 포인트로 구원투수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던 두산 베어스의 진필중을 바짝 따라 붙었다.

‘차세대 닥터 K’ 유니콘스의 선발투수 신철인은 5와 2/3이닝 동안 무려 8개의 탈삼진과 4 피안타(2홈런) 1사사구만을 허용하는 좋은 피칭을 보였으나 결정구 부족으로 승리투수 일보직전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아직까지는 완전한 변화구가 없는 신철인으로서는 직구에 의존하는 피칭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2회초 김경기 그리고 6회초 브리또에게 허용한 공 모두 직구 이외의 확실한 결정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철인은 직구 구위만큼은 국내 정상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았다. 올 겨울 변화구 몇 개만 자기 것으로 확실히 만든다면 내년 시즌 폭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와이번스는 결국 패배하기는 했으나 시즌 중반까지 보여 주었던 무기력한 모습에서는 점점 벗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타자들의 감각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날 비록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김원형이 그나마 구원투수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등 자리매김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병철감독은 아직 와이번스가 가야할 길을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와이번스는 꼴찌는 확정적이다. 이런 이유로 내년 시즌을 위한 포석으로 다양한 작전구사와 더불어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방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골고루 선수들을 기용하여 경기감각을 익히게 하여 언제 어디에서건 주눅이 들지 않게 제 기량을 표출할 수 있게금 만들어야 한다.

특정선수 몇 몇을 편애한다는 인상을 주기 시작한다면 그 때부터 감독으로서의 카리스마는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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