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1 값 보청기 만든 대학생 CE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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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과 난청 노인들에게 저가 보청기를 보급해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김정현씨. [김도훈 기자]

가톨릭대 경영학과 4학년인 김정현(25)씨는 서울시가 인증한 사회적 기업의 대표다. 지난해 7월 설립한 회사는 저가 보청기가 주종목이다. 귀가 나쁘지만 주머니 사정 때문에 보청기를 사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30만원대의 저렴한 제품을 개발했다. 타사 제품은 보통 100만원대다.

 “타사 제품은 고객별로 귀에 맞게 본을 떠야 하는 데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유통돼 비쌌어요. 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크기의 고무팁을 끼워 귀에 맞추는 방식으로 표준화하고 온라인 거래로 생산·유통 원가를 대폭 낮췄죠.”

 낮은 가격에 성능도 좋아서 입소문이 났다. 현재까지 2500개를 팔았다. 저소득 노인을 돕는 복지관이나 시민단체에서 대량 주문도 들어온다고 했다. 김씨는 “사회적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사회에도 일조한다는 게 멋있게 생각됐다”며 “우연히 해외의 저가 보청기 개발 실패 사례를 보고는 원인을 분석한 뒤 뛰어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금이 부족하거나 계획이 무산되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며 “그러나 포기하지 않아서 지금의 모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 같은 청소년 리더 100명이 22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2011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다. ▶발명·예체능·학업에 재능이 있거나 ▶봉사정신이 투철하거나 ▶강인한 정신력으로 역경을 극복해온 고교생 60명, 대학생 40명이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세종고)양, 지난여름 낙동강 왜관철교 붕괴 시 빠른 신고로 대형 참사를 막은 하재의(순심고)군도 포함됐다. 특별상은 7월 강원도 춘천의 시골 초등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산사태로 숨진 인하대 발명동아리 소속 학생 10명에게 돌아갔다.

글=성시윤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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