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시장 더위 이기고 꿈틀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 재건축 시장이 여름 침체기를 박차고 일어설 조짐이다.

특히 이달 안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개포2.강동시영1.잠실주공5단지 등 대형 3개 단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잠실 5단지의 경우 최근 한 달 사이 최고 2천만원 가량 오르면서 매물 회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용적률.사업시기 등에 대한 변수가 많아 섣불리 투자했다가 낭패볼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 시공사 선정〓총 1천7백50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는 개포 2단지는 오는 19일 경기여고 대강당에서 시공사를 뽑는다.

e편한세상(대림)과 래미안(삼성)이 입찰에 참가했다. 수주를 위한 이주비 경쟁도 치열하다. 대림.삼성은 각각 2억1천7백50만원과 1억9천7백50만원을 제시했다.

27일에는 고층아파트인 잠실 주공 5단지의 시공사가 선정된다. 10만2천7백42평에 5천여가구여서 관심이 높다. 삼성.대림 등 대형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강동 시영 1단지가 31일 시공사를 선정하는데 삼성과 롯데, 대림.삼성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 활기 도는 시장〓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기존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내놓았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잠실 5단지는 지난달 초에 비해 최고 2천만원이 올랐다.

34평형의 경우 2억5천만~2억8천만원에서 2억7천만~3억원으로 상승했다. 저밀도 지구처럼 소형 평수를 일정량 지어야 하는 제약이 없고 대지지분이 커 채산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반면 강동 시영 1단지와 개포 2단지는 큰 변화는 없지만 문의가 늘기 시작했다.

잠실 에이스공인 조형희 사장은 "서울시 조례 파장 이후 문의가 전혀 없었으나 최근 들어 가격뿐만 아니라 이주비와 추가부담.일정 등을 묻는 전화가 하루 3~4통에 이르고 있다" 고 말했다.

시영 1단지의 경우 소형 평형 의무비율 등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저밀도 개발기본계획(안)에 대해 합의가 이뤄질 경우 값이 뛸 가능성이 크다고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전망한다.

◇ 투자 함정 조심〓이주비와 추가부담 등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고 투자를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용적률과 공공시설 비율 등 서울시와 마찰을 빚고 있는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사업지연으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동 시영 1단지는 저밀도 지구 용적률(기본 2백70%, 인센티브 15%)과 비슷한 2백85%로 설계해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서울시에서 요구하고 있는 공공시설 규모와 소형 평형 의무건설 비율에 대해 추진위가 반대하고 있어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개포 2단지는 시영 1단지보다 다소 낮은 2백70%대의 용적률을 제시하고 있지만 저밀도지구가 아닌 상세계획 구역이어서 제약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강남구가 마련 중인 상세계획 결과가 나올 때쯤 사업 규모와 일정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 5단지는 조합 추진위가 구성되면서 재건축 이야기가 나왔다. 저밀도지구는 아니지만 아파트지구 기본계획에 따라 서울시와 송파구의 통제를 받게돼 변수가 많다.

따라서 추진위의 계획대로 재건축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용적률이 1백30%여서 채산성은 있지만 주변 교통여건 등을 감안할 때 서울시가 선뜻 고밀도 재건축을 허용할지는 의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 규모상 경관심의와 교통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 데다 인근 제2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주상복합건립에 따른 교통해소책 등 현안 사항과 결부돼 있어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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