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계시장 고가 외국브랜드 인기

중앙일보

입력

저가 중국산은 가격경쟁 치열 -
한국산도 입지약화 우려 -

중국 시계시장에서 저가 위주의 중국 업체들이 치열한 가격경
쟁에 빠진 사이에 고가의 외국 유명브랜드들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중국에서 발행되는 일간 洋城晩報는 최근 중국 시계업계가 국
내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
친 가격경쟁에 빠져 있어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 같이 보
도했다.

광저우시계(Guangzhou Timepieces & Pens Co.)의 허샤오푸 사
장은 일부 제품의 경우, 공급이 딸리는 상황인데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린 경쟁업체들이 앞다투어 가격을 내리는 바람에 어
쩔수 없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일단 가격이 떨어지면 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려 수익을 만회하
려 하기 때문에 또 다시 가격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이 처럼 중국업체들이 가격경쟁에 몰두한 사이에 외국브랜드들
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다.

상하이의 어느 시계점포는 개점후 10일만에 개당 가격이 2만
-30만 위앤(US$ 2,415-36,232)이나 하는 로렉스(Rolex) 시계
12개와 9천-9만 위앤(US$ 1,087-10,870)대의 오메가(Omega) 시
계를 35개나 판매했다고 한다.  이 점포에서는 심지어 1백 32
만 5천 위앤(US$ 160,024)을 호가하는 Vacheron Constantin
platinum 시계도 팔렸다고 한다.

중국시계협회(China Horology Association) 가 내놓은 보고서
에 따르면, 고급시계 시장에서는 일본과 스위스가 전체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고 가격대는 5백-1천 위앤(US$ 60-121) 수준
이다.

또, 중급품 시장서에도 일본, 스위스, 대만산이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은 개당 60-70위앤(US$
7.25-8.45)대의 저가품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계협회측은 중국인들의 시계구입붐은 중고가품 시장에서 일
고 있는 데 반해 중국산은 여전히 저가저급품 중심이라고 지적
하고 있다.

시계협회는 중국제품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채산성을 확보하
기 위해서는 우선 가격경쟁을 멈추고 외국브랜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고급품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
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업체들은 최근 상하이시계(Shanghai Clocks
and Watches Co.)와 항저우시계(Hangzhou Wristwatches Co.),
광저우시계(Guangzhou Timepieces & Pens Co.) 등 10개사 대표
들이 모여 과당출혈경쟁 방지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
다.

[ 중국 10대 시계업체들의 합의내용 ]

1. 상호 산업재산권 침해를 금지하고 유사제품생산을 지양하며
각기 독특한 모델개발에 나선다.
2. 가격경쟁을 지양한다.
3. 수출품에 대해서는 가격하한선을 설정한다.
4. 공급부족 제품은 업체간 가격차이를 5-10% 범위내에서 조정
한다.
5. 공급과잉 제품은 감산을 통해 가격하락을 방지한다.
6. 상호 합의사항을 준수하고 시장질서를 유지한다.

중국업체들의 이 같은 공동노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지
는 의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업체들의 악성 가격경쟁 현상과는 무관하
게 저가품시장은 여전히 중국산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중가품
과 고가품은 대만, 일본, 스위스가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차
지하고 있어 우리 제품의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
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시계수출은 지난 ’98에 전년대비 41.4% 감
소한 317만 달러(미화 기준; 이하 동일), ’99년에 308만 3천
달러(2.8% 감소)를 기록한데 이어 올들어 6월말 현재 전년동기
대비 9. 2% 증가한 172만 5천 달러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편, 대홍콩 시계수출은 ’98년 7,270만 3천 달러(+31.9%),
’99년 3,861만 2천 달러(-46.9%), 2000년 6월말 현재 2,085만
7천 달러(+18.3%)의 실적을 보여 대중국 직수출 실적을 크게
앞서있다.

홍콩 통계처 자료에 따르면, ’99년 한해 우리나라의 대홍콩
시계류 수출총액의 약 86%인 3,310만 8천 달러 상당이 중국 등
제 3국으로 재수출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홍콩 통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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