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ㆍ게임채널 우리집에 왜 안나와요"

중앙일보

입력

"요리채널이 방송을 시작했다는데, 왜 우리집에는 안 나오죠?"
"서울 00동에 사는데요, 게임채널은 몇 번으로 봐야하나요?"

최근 개국한 신규 케이블 채널 방송사(PP)들에 시청자들의 항의성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기존의 29개 케이블 채널이 전국 가입자에게 일괄 송출되는 것과 달리 신규 채널들의 경우 각 지역방송국(SO)이 송출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

전국 77개 SO가운데 지난 6월 개국한 요리전문 F채널은 현재 50개, 7월 개국한 게임전문 온게임넷은 45개, 지난 1일 시험방송을 시작한 SBS 축구채널은 2개 SO에서만 송출하고 있다.

신규채널들은 또 기존 채널들이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고유 채널번호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지역방송국별로 서로 다'른 채널번호를 부여받아 송출되고 있'르다.

이처럼 SO들이 채널별 송출 여부와 채널배정을 각자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당시 종합유선방송법(현재는 통합방송법)개정에 따른 것. 지난 5월 신규채널 15개가 한꺼번에 새로 인가를 받으면서 전송망이 수용할 수 있는 채널 수에 여유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측은 "SO와 가입자를 연결하는 전송망이 수용할 수 있는 채널 수는 많아야 50여 개인데, 이미 기존 케이블 채널 29개.지상파 4개.위성채널.SO자체채널 만도 40개가 넘는다" 며 기술적인 측면을 지적한다.

몇 개 신규채널을 추가 하더라도, 가이드채널.웨딩채널.패션채널.DIY채널 등 연내 시험방송을 시작할 모든 채널을 일괄해서 수용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대로라면 앞으로는 시청자의 흥미도에 따라 송출방송국의 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PP들은 송출방송국을 잡기 위한 노력에 분주하다.

인터넷사이트를 통한 지역별 채널번호 안내는 물론이고 온게임넷의 경우 지역 SO가 주최하는 게임대회를 후원하는 등 'SO마음잡기' 전략을 적극 펴는 중이다.

문제가 이처럼 대두하자 케이블TV방송협회는 전송망 규모 확대를 방송위원회에 건의하는 등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신규PP설립이 등록제로 바뀔 전망이라 '채널난' 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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