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남북 평양서 대회 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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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탁구가 평양의 녹색 테이블 위에서 만났다.

남한의 삼성생명 탁구단(감독 강문수)과 북한의 모란봉 탁구단은 28일 평양 실내체육관에서 남북 통일 탁구대회를 가졌다.

남녀 단.복식, 혼합복식 등 다섯게임이 진행된 이번 대회에 삼성생명에서는 남녀 선수 8명이, 북한에서는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김성희 선수가 남자팀 주장으로 참가하는 등 10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마지막 경기로 열린 혼성 복식에서는 '남한 남자선수 - 북한 여자선수' 조와 '남한 여자선수 - 북한 남자선수' 조가 맞붙어 91년 지바대회 이후 9년 만에 남북 혼성 혼합복식조를 이뤘다.

한편 남한 여자팀의 박해정 선수 역시 91년 지바대회에 출전한 바 있어 북한의 김성희 선수와 9년 만에 감격적인 조우를 하기도 했다.

첫 경기로 열린 남한 서동철과 북한 김성희의 남자 단식 대결에서 김성희는 한수 앞선 경험과 기량으로 서동철을 2 - 0(21 - 13, 21 - 11)으로 가볍게 제쳤다.

두번째 경기로 열린 남한 박해정 대 북한 김현희의 여자단식 대결도 북한 김현희가 2 - 0(21 - 18, 21 - 15)으로, 남한의 유창재 - 이유진조와 북한의 정광혁 - 정경철조가 맞붙은 남자복식에서도 북한이 2 - 0(21 - 14, 21 - 16)으로 완승했다.

삼성생명팀에서는 시드니올림픽에 대비, 남자팀 이철승.오상은 선수와 여자팀 유지혜.이은실 선수가 빠져 있어 정예 선수들로 구성된 모란봉 탁구팀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점쳐져 왔다.

이에 앞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단장으로 한 삼성 방북단은 평양 실내체육관에 가로.세로 9.5×6. 2m 크기의 컬러 전광판을 기증하고 점등식을 가졌다.

이 전광판은 삼성생명 본관 빌딩 외벽면에 부착됐던 것으로 지난 1월 삼성이 북한에 기증하기로 합의한 후 실무진 방북을 거쳐 지난 5월 분해 운반, 조립 완성했다.

삼성측은 삼성 로고가 새겨진 전광판이 2만명을 수용하는 평양 실내체육관에 설치됨에 따라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삼성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양 실내체육관에서는 체육경기 외에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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