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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중앙일보

입력

바다(최성희)가 신당동 연습실에서 뮤지컬 넘버 ‘고스트 라이더’를 부르고 있다. ‘연습’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대는 너무 환한 빛 속에 서 있네요. 세상끝처럼 아름다워요. 나도 그 빛 속에 들어가서고 싶지만, 바보 같은 내 모습이 내 앞을 가로막네~” 지난 달 23일 서울 신당동의 한 연습실. 오늘(6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의 연습현장이 공개됐다. 무대에서 화려한 모습만을 보여주던 배우들이 간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거울 앞에 섰다. 배우들은 공개 연습이란 것을 별로 개의치 않는 듯 자유롭게 연기했다. 이 날은 뚱뚱한 외모 때문에 다른 가수의 목소리 대역으로 살아가는 한별(바다)이 음반 프로듀서 상준(오만석)을 짝사랑 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상준은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데 그 사람 앞에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야 하는 그 마음을 노래하는 거야. 살면서 그런 적 한번은 있었지?” 한별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에요’라고 말하고픈 눈치다. 한별로 분한 바다(본명 최성희)의 노래가 곧바로 이어진다. 뮤지컬 넘버 ‘넌 나의 목소리’다. 뚱뚱한 외모 때문에 상준에게 다가갈 수 없는 한별의 애틋함이 가득 묻어난다.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진다. 백 마디 대사보다 강력한 ?한방?이다. 연습실을 쩌렁쩌렁 울리는 바다의 성량은 상준을 향한 확고한 신념을 표현해내기에 충분했고, 애틋한 그의 표정엔 상준을 향한 절실함이 묻어난다. 원작이 있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될 것이라는 편견은 깨졌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로 극을 미리 파악했다면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에선 음악을 통해 배우의 감정선을 따라가면 된다.

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배우’ 최성희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2008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다.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5%, 일일 평균 티켓 판매 1500매를 기록할 정도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캣츠’ ‘지킬앤하이드’ ‘맘마미아’와 같은 시기에 무대에 섰던 점을 감안한다면 창작뮤지컬 초연으로는 이례적이다. 바다는 이 작품으로 2009년 ‘제3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가수 ‘바다’에서 배우 ‘최성희’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초연 때보다 더 성숙한 무대를 자신한다는 바다는 “3년 전에는 최선을 다하는 데 그쳤다면, 올해는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래 연습을 충실히 했다”고 밝혔다. 바다가 연기하는 한별 역은 노래 실력이 출중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바다의 노련미를 칭찬하던 이종혁 역시 “첫 연습 때 바다의 노래를 듣고는 가창력에 소름이 끼쳤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또한 바다는 ‘한별’이라는 캐릭터에 몰입하는데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SES로 활동할 당시, 날씬한 두 멤버(유진, 슈) 사이에서 홀로 66사이즈를 입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는 그는 한별이란 캐릭터는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말을 전하며 수줍게 웃었다. 덧붙여 “몸매관리에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라며 스토리의 대중성을 높이 평가했다. 바다와 함께 한별·제니 역에는 그룹 ‘카라’의 리더 박규리와 ‘헤드윅’의 전혜선이 함께 캐스팅 됐다.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프로듀서한상준 역에는 배우 이종혁과 오만석이 더블캐스팅 돼 여심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미녀는 괴로워? 관객은 즐거워!

 ‘미녀는 괴로워’ 곳곳엔 깨알 같은 재미가 숨어있다. 초연 당시에도 관심이 집중 됐던 한별의 순간 변신이 올해 공연에서는 더욱 새로워졌다. 마술사 이은결이 매직 디렉터로 참여한다. 눈앞에서 ‘뚱녀’ 한별이 ‘미녀’ 제니로 변신하는 순간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갈 것이다.

 한별의 구세주로 등장하는 성형외과 의사 ‘이공학’은 약방의 감초와 같은 역할이다. ‘코믹 배우’로 정평 있는 연기자 이병준과 임형준, 개그맨 김태균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앤써니 양 선생으로 주목 받은 후 ‘시크릿 가든’ ‘드림하이’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배우 이병준은 “남녀주인공에 몰입한 관객이 잠시 숨을 돌리고 싶을때, 이공학을 보고 편하게 웃게 만드는 것이 내 임무”라며 출연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내년 2월 5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관람료는 금·토요일, 공휴일, 일요일 낮 공연은 R석 9만9000원, S석 7만7000원, A석 5만5000원, 화·수·목요일과 일요일 밤 공연은 R석 9만원, S석 7만원, A석5만원이다. 티켓은 충무아트홀 명당찾기, 인터파크, 예스24, 옥션티켓, 롯데닷컴, 11번가, 클립서비스에서 구입 할 수 있다.

▶ 문의=02-3485-8700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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