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보톡스·주름수술 단점 보완한 ‘CO2+히알루론산’ 요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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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CO2)와 히알루론산(酸)을 함께 피부에 주입해 주름을 개선하는 치료법이 소개됐다.

 성형외과 전문의 진세훈(56) 원장은 최근 “2년여에 걸쳐 주름치료에 효과가 있는 기존 물질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와 히알루론산의 조합이 가장 뛰어났다”며 “실제 이 방법으로 치료받은 50여 명에게서 주름살이 거의 100% 개선된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치료법은 안전한 방법으로 시술 초기 한두 명에게서 주사 부위가 불룩해지고 색소가 끼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용량을 줄이자 문제가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주름을 없애는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주사로 보톡스나 필러(보충물질)를 맞는 것이다. 문제는 길어야 6개월이면 효과가 사라진다는 것. 두 번째는 수술이다. 처진 피부를 절개해 팽팽하게 잡아당긴 뒤 봉합하는 방법이다. 피부를 절개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세 번째는 화학물질로 고의적인 ‘화상(火傷)’을 입히는 것이다. 흉터에서 새살(콜라겐과 섬유조직 생성)이 돋아나는 것을 이용한 시술이다. 진 원장은 “피부 깊숙이 페놀(유독물질)을 집어넣거나 고주파·초음파 등으로 피하 지방층에 열을 가한다”며 “이런 가혹한 치료법조차 주름 개선 효과는 그다지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제3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주름살에 좋다는 여러 물질을 피부에 주입해 가장 효과적인 성분을 찾아내고자 했다. 그는 자신의 팔뚝과 얼굴에 10㎝ 간격으로 문신을 한 뒤 다양한 물질을 10여 차례 주입하고, 효과를 분석했다. 피부가 오그라들면 피부주름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개중엔 염소가스도 포함돼 있었다. 살 속에서 수분과 반응하면 염산이 되는 것을 알고도 겁내지 않았다. 조직검사를 위해 아내의 팔뚝을 빌리기도 했다. 주름 치료법이 제대로 작용하는지 확인하려면 팔뚝·얼굴 등에서 메스나 펀치 등으로 맨살 일부를 떼어내 검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는 이산화탄소와 히알루론산을 찾아냈다. 2년여 전 두 물질을 자신의 팔뚝에 집어넣었더니 문신의 간격이 1㎝ 줄어들었다. 기대에 부푼 그는 얼굴에 같은 물질을 주입했다. 팔뚝 피부에 비하면 효과는 다소 미흡했지만 만족할 만했다.

 그는 팔뚝에 비해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것은 얼굴 피부는 밑으로 처지는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토끼 등 동물 실험을 거쳐 15개월 전부터 환자에게 이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그는 “입술·입가 주름은 물론 나이 들어 쪼글쪼글해지는 아래턱 주름, 눈가의 굵은 주름 등에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용성형분야 3대 국제학술지의 하나인 ‘성형외과학연보’ 다음호에 실릴 예정이다. 또 이시술법은 경희대병원 성형외과 범진식 교수와 함께 개발한 것이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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