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백궁 주상복합 분양가 크게 오를 듯

중앙일보

입력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에 분양될 서울 강남과 분당 신도시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주택업체들이 주택공사의 서울 강남 옛 주공연구소 부지와 토지공사의 분당 백궁역 일대 주상복합아파트 부지를 너무 비싸게 매입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공이 지난달 24일 분당 신도시 정자동 백궁역 일대 주상복합아파트 부지 9필지 2만5백26평을 입찰에 부친 결과 평균 2대1의 경쟁률로 모두 팔렸다.

이 가운데 정자6지구 9천5백98평은 평균 8대1의 치열한 경합 끝에 예정가(평당 6백60만원)를 훨씬 웃도는 1천80만원에 낙찰됐다.

인근에서 짓고 있는 로열 팰리스의 사업시행자인 신영은 지난해 6월 평당 5백만원대에 샀다.

이 땅의 용적률은 최고 7백%인데 비해 이번에 나온 백궁역 일대 땅은 3백~4백%밖에 되지 않아 조건이 훨씬 나쁘다.

토공이 당초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땅을 주상복합아파트 부지로 용도변경한 뒤 값을 크게 올렸다.

택지난을 겪고 있는 주택업체들도 이 땅을 확보하기 위해 예정가를 훨씬 웃도는 금액으로 낙찰했다.

이 때문에 아파트 분양가는 6개월 만에 평당 50만~1백만원이나 뛰었다.

지난해 말 분양된 로열 팰리스의 경우 평당 평균 8백30만원이었으나 요즘 새로 나오는 아파트는 평당 9백만원 선이다. 땅값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주공이 지난달 26일 입찰에 부친 서울 삼성동 옛 주택연구소 땅 4천8백38평은 현대산업개발이 평당 1천4백78만원에 낙찰했다. 공시지가(평당 6백60만원)의 2배 이상 써낸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이 땅의 경우 평당 1천만~1천2백만원 가량 호가하고 있는데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했다고 지적한다.

입찰에 참여한 한 업체관계자는 "주공의 예정가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경쟁적으로 높게 써냈다" 고 전했다.

주공은 예정가를 입찰 전은 물론 입찰 후에도 공개하지 않았다. 주공측은 "예정가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이 내년 3백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때는 분양가가 엄청나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달 분양된 동부이촌동 LG한강빌리지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1천2백만~1천6백만원이나 된 것이 비싼 땅값 때문이었다는 게 업계의 풀이다.

이수건설이 지난해 사들인 이 외인아파트 땅(1만4천5백50평)값은 평당 1천3백18만원. 용적률 2백50%를 감안하면 아파트 분양가에서 땅값이 평당 8백만원이나 차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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