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출하시기' 파괴 가속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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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과일이 사라지고 있다.

19일 가락동 농산물시장과 할인점 이마트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하우스 재배 확산과 냉동 저장 과일 대량 출시로 과일 공급 시기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7월이 성수기인 자두는 이미 5월부터 하우스 재배를 통해 대석 조생종이 출하되기 시작했으며 추석 무렵 본격 출하되는 사과와 배도 각각 후지, 부사와 신고종을 중심으로 냉동 저장 제품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가락동농산물 시장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과일 시세가 좋지 않아 냉동 저장량이 많았다"며 "올해 들어 과일 조기 출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냉동 저장 과일이 시중에 대량으로 풀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박 역시 연초부터 재래시장과 할인점에 박스 포장 제품이 등장한 뒤 5월부터 낱개 수박이 본격 출하됐다.

포도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 겨울에 세단 품종이 출시된 후 봄철 시중에 공급된 칠레산 수입 포도에 이어 6월부터 하우스 재배 포도가 출하되는 등 출하 시기가 거의 파괴된 상태다.

하우스 재배가 늘어난 것은 자연 재해 등을 우려해 농민들이 갈수록 노지재배를 꺼리는데다 시장 도매상들도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려고 하우스 재배를 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마그넷 등 대형 소매점에서도 예년보다 1~2달 앞당겨 과일을 매장에 진열, 일찍 과일 맛을 보려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과일 출하시기 자체가 없어져 소비자들에게 이익인 측면도 있으나 고정적인 출하시기 붕괴로 과일값 등락폭이 큰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채삼석.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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