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일본인과 프로야구

중앙일보

입력

'일본인이 본 일본야구'에 대해서 오늘부터 이시이 시게오(石井 成男)氏가 글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시이 시게오氏는 20년이상 일본야구를 보아온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일본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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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프로스포츠는 1위-프로야구(58.1%),
2위-씨름(33.8%), 3위-J리그(17.4%), 4위 프로골프의 순이다.

이것은 지난달 일본에서 벌어진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던 결과다. 여러 스포츠가 대두하는 가운데, 일본인에게 있어서 프로야구는 각별한 존재인 것 같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센트럴리그의 거인군을 예로 보자.

올해 5월에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는 22경기를 치뤘다. 그 22경기 전경기가 TV로 생방송되었고 평균시청률은 20%를 넘었다.

일본 방송국은 대표적인 것만 해도 7개의 방송사가 있는데 프로야구가 방송되는 저녁 7시~9시의 시간대는 골든 타임이라고 해서 방송국간의 시청률획득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시간대이다. 이 시간대에 평균시청률 20%를 넘는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만 봐도 프로야구(거인)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관객동원수만 봐도 알 수 있다. 5만명을 수용하는 도쿄돔의 거인의 시합은 항상 만원이다. 그 외의 야구장도 만원까지는 달하지 않지만, 많은 팬들이 관람하고 있다.

7월 어느 평일날, 6경기가 야간경기로 벌어졌다. 그 6경기 합계 관객동원수는 18만명. 한 경기 평균 3만명이 프로야구를 보러 야구장에 갔던 셈이다. 평일날도 그정도인데 주말이 되면 20만명은 가볍게 초과한다.

그럼, J리그에는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몰리는가?

7월 8일 토요일날에는 J리그 시합이 8경기가 있었지만, 총입장자수는 7만명으로 한 경기 평균 8,800명이었다. 관객동원으로만 봐도 역시 프로야구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무엇이 일본인을 프로야구 경기장에 끌고 가고 있는 것일까?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축구는 안된다는 말인가? 축구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청률, 관객동원수를 봐도 알수 있듯이 아직 '국민의 스포츠'라고 불릴 정도는 못된다.

반면에 일본 프로야구는 오랜 역사를 걸쳐서 확실하게 현재의 지위에 올라왔다. 일본 고도성장기는 1960년대에 시작했는데, 마침 이 때 거인군은 V9(65-74년)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강한 거인군은 당시의 일본의 상징이었고 국민의 주목의 대상이었다.

또, 야구라는 스포츠는 일본인 성격에 딱 맞는 스포츠라고 한다. 야구를 보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평론가'라고 불릴 정도다. 야구장이나 TV를 통해 야구를 볼 때는 항상 평론하는걸 좋하하는 민족이다. 투수,타자,감독의 지휘 등 모두를 비판하고 분석하고 그리고 팀의 승리에 목숨을 걸고 본다. 이것이 바로 일본인의 야구를 보는 관점이다.

또 야구팀이 지역이나 경제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라는 특징도 있다. 작년 일본 시리즈에서 우승했던 퍼시픽리그의 다이에 호크스를 봐도 그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다이에 호크스의 부모회사는 백화점 다이에인데, 일본 백화점 중에서 매출성적은 결코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다이에가 우승하고 우승 기념 세일을 열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4일동안 열린 우승세일에서 다이에는 전국 348점포의 합계로 650여억원에 달한 매출을 기록했다. 이것은 재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3배에 달한 매출금액이다. 프로야구 팀 다이에의 우승은 후쿠오카 시민들에게는 기쁨이기도 했다.

축구의 인기가 전세계에서 더욱 강렬해지고있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일본인에게 있어서 프로야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특별한
존재로 있을 것이다.

⊙ 이시이 시게오氏 약력
- 71년생
- 94년 일본 와세대大 사회과학부 졸업
- 98년이후 한국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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