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돌아오는 김승현 … 삼성이 웃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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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김승현

‘특급 가드’ 김승현(33)이 돌아온다. 사인만 남았다.

 김승현의 대리인인 남성렬(47·법무법인원) 변호사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음 달(12월) 8일 이전에 (김승현을 타 구단으로) 트레이드하기로 오리온스 구단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복귀 후 즉각 트레이드”를 요구해 온 김승현도 “오리온스가 다른 조건을 달지 않고 합의 내용을 지켜준다면 합의서에 사인하겠다”고 했다. 오리온스 구단의 김백호 사무국장도 “아직 양쪽(김승현과 오리온스 구단)이 합의서에 사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음 달 8일 안에 트레이드하기로 한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김승현과 심용섭 오리온스 사장은 23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문배동에 있는 구단 사무실에서 합의서에 사인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리온스는 합의서에 사인한 이튿날인 24일 한국농구연맹(KBL)에 김승현의 임의탈퇴 공시 철회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선교 KBL 총재가 수차례 “선수와 구단이 합의하면 김승현의 코트 복귀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한 만큼 철회 요청은 이른 시간에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김승현은 일단 오리온스 선수로 등록한 뒤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는 절차를 밟는다.

 김승현은 지난 11일부터 오리온스와 협상해 왔다. 양 측은 “복귀 후 트레이드”에는 합의했지만 트레이드 시점을 두고 의견이 맞지 않았다. 김승현은 “복귀 후 즉각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오리온스는 “복귀 후 남은 경기의 절반을 10분 이상 출전해야 트레이드하겠다”고 주장했다. 난항이 거듭되자 김승현은 “차라리 농구를 하지 않겠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자 농구팬들이 오리온스 구단을 맹비난했다. 한선교 KBL 총재도 “프로농구 흥행을 위해 김승현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결국 오리온스는 프로농구 발전과 흥행이라는 대의와 여론에 밀려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프로농구 최고의 가드로 꼽히는 김승현은 2009년 7월 오리온스 구단이 연봉을 삭감하자 ‘뒷돈’을 약속한 이면계약을 폭로했다. KBL은 김승현에게 제재금 1000만원과 아홉 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구단에는 제재금 3000만원을 물렸다. 이면계약을 포함해 10억5000만원이던 김승현의 연봉은 KBL의 중재에 따라 2009~2010시즌 6억원으로 깎였고 2010~2011시즌엔 3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김승현은 지난해 9월 ‘오리온스는 이면계약서대로 연봉을 지급하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금 청구 소송을 냈다. 김승현은 이 소송으로 인해 임의탈퇴 신분이 됐다. 김승현은 임금 청구 민사소송에서 승소해 “오리온스는 이면계약에 따른 미지급분 1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올 초 KBL을 상대로 낸 임의탈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코트 복귀를 원한 김승현은 “법원이 판결한 12억원은 안 받기로 했다. 고소도 취하한다”며 지난 11일부터 오리온스와 협상해 왔다.

 김승현은 늘 “몸 상태는 좋은 편이다. 조금만 준비하면 경기할 수 있다”고 했다. 농구 전문가들은 김승현이 다친 곳만 없다면 곧 프로농구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승현 영입을 강하게 원하는 삼성의 김상준 감독은 “그 기술이 어디 가겠느냐”며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이날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는 동부가 종료 2.9초 전에 윤호영이 얻은 ‘결승 자유투’로 전자랜드를 69-68로 꺾었다. 부산에서는 KT가 삼성에 59-54로 이겼다.

김종력·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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