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드림즈/ Electric Dream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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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렉트릭드림즈〉는 주제의 참신함과 사운드트랙의 음악으로 인해 매니아들에게 특별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우선 영화의 내용이 되는 컴퓨터와 인간의 사랑 - 당시 컴퓨터라는 물건이 대중들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지기 전이었던 점 때문에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영화속에서 컴퓨터는 개인을 황폐화시키는 부정적인 시각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인간과 진정으로 호흡할 수 있고 개인의 이익을 도모하는 적극적인 매체로 표현되고 있다.

주인공과 컴퓨터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발전되면서 급기야 컴퓨터가 인간을 사랑하고 질투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 이것은 컴퓨터없는 생활이 상상되지 않는 최근의 추세와 너무도 흡사하다.

이 영화도 문명의 이기가 결코 인류에게 맹목적인 신뢰의 대상이 되거나 편이함만을 주지는 않는다는 당연한 결론을 맺는다.

영화〈일렉트릭드림즈〉는 이러한 주제를 무겁게 다루지 않고 긍적적이면서도 유연하게 해석하고 있다.

이 영화의 음악은 당시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았던 히트곡 제조기 조르지오모로더가 맡고 있다.

사운드트랙은 스코어보다는 팝넘버위주의 음악으로 편성되어 있다.

실질적인 주제곡인〈Dream〉을 비롯, 총 3곡을 컬쳐클럽의 보이조지가 특유의 맹맹한 목소리로 들려주며, 타이틀곡인 〈Together In Electric Dreams〉가 필립오케이의 노래로 수록되어 있다. 이곡들은 사운드트랙과 별개로 맥시싱글 형태로 발매되어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스코어 위주의 편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음반에서 주목받았던 곡은 조르지오모로더가 편곡한〈Duel〉이라는 곡일 것이다.

국내에서 빅히트를 했던 영화〈접속〉에서 사라본의〈A Lover's Concert〉를 기억하는 이들은 연주곡으로 편곡된 이곡을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미 조르지오모로더는〈아메리칸지골로〉에서도 클래식을 편곡하여 디스코풍의 음악으로 재탄생시켜 큰 반응을 얻어낸 바 있었고 이 사운드트랙에서도〈Duel〉이라는 곡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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