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이어 청소년 게임 아이템 거래도 막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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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정부가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게임에 대해 아이템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럴 경우 메이플스토리, 아이온, 피파 온라인2와 같은 청소년이 즐겨 찾는 게임들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사용자도 아이템을 사고팔 수 없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이외의 등급을 받은 게임물의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은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業)으로 할 수 없음”이라고 명시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을 제외한 전체이용가,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등급 게임의 아이템 거래에 대해 관계 당국의 단속이 이뤄지게 된다.

 이제까지는 베팅이나 배당을 통해 얻었거나 우연히 획득한 게임머니, 게임제작업자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복제하거나 해킹해서 얻은 아이템에 대해서만 매매를 금지해 왔다.

 국내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은 연간 매매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대부분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어’와 같은 전문 거래 사이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사이트들은 청소년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국내 게임업체들도 자체 약관을 통해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용하는 게임의 아이템이 이들 사이트에서 고가로 거래되고 있어 청소년의 사행성을 부추긴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돼 왔다. 구입하기 전에는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알 수 없는 ‘확률형 아이템’이 비싼 가격에 매매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성인들의 아이템 거래도 일부 제한돼 지난해 대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예상된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은 이용자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획득한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무죄라고 판결했다.

 개정 법률안은 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등의 심사 과정을 거친 뒤 확정되면 내년 1월 22일부터 시행된다. 20일부터는 청소년(16세 미만)이 자정(0시)~오전 6시 사이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의 시행이 시작된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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