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몸값 80억원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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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이대호(左), 윤석민(右)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한 이대호(29·롯데)가 17일 오후 2시 부산의 한 식당에서 롯데 배재후(51) 단장, 이문한(50) 운영부장과 1시간30분가량 대화했다. 이대호와 구단이 구체적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19일 다시 협상한다.

 양측은 서로 제시한 조건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배 단장은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 대우의 금액을 제시했다”고 했다. 역대 FA 최고 대우는 심정수가 2005년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며 계약한 4년 60억원이다. 배 단장의 말대로라면 롯데는 그 이상의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이대호의 입에서 “만족한다”는 말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롯데가 제시한 조건이 이대호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뜻이다. 이대호는 협상 전 “(구단이 제시한 조건이) 내 생각과 다를 경우 ‘만족했다’ ‘서운하다’ 정도의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 부장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롯데의 제시액은 이대호가 고민해 볼 만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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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한국프로야구 최고 타자인 이대호. 그에게 걸맞은 몸값은 얼마일까. 이대호의 계약은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다. 프로야구 해설위원들은 현장을 지켜보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본 이대호의 몸값 적정선은 대체로 “80억원±α”다.

 경기력만 생각하고 매긴 몸값이 아니다. 팀 공헌도, 구단 마케팅 효과 등 다양한 조건을 감안했다. 하일성(62) KBS N 해설위원은 “75억원에서 80억원 사이가 적합하다”며 “도대체 무엇을 망설이나. 2년 10관왕은 정상적 범위에서 생각하면 안 되는 선수다. 쓰고, (몸값을) 뽑아내라”고 했다. “부상이 있어도 경기에 나서 자기 몫을 한다. 관중 동원능력도 평가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병훈(44) KBS N 해설위원도 “80억원 선으로 본다. 2년 동안 10관왕이다. 기량뿐 아니라 팀 공헌도와 상징성도 높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투자로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구경백(54) OBS 해설위원은 “5점 만점에 10점을 줘도 된다. 80억원은 큰돈이지만 100%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안경현(41) SBS ESPN 해설위원 역시 “80억원은 받을 가치가 있는 선수다. 7관왕에서 3관왕을 했다고 하향세라 볼 수 없다. 3관왕을 평생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 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타자”라고 했다.

허진우·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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