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 뇌물설 파문

중앙일보

입력

국제축구연맹(FIFA)이 2006년 월드컵 개최국을 독일로 결정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과 함께 재투표 요구가 제기됐다고 BBC방송이 7일 보도했다.

FIFA 집행위원회 소속으로 트리니다드토바고 대표인 잭 워너는 이날 BBC에 출연해 "투표 당일인 6일 아침 본인을 포함해 6~7명의 집행위원들에게 '독일을 밀어주면 돈을 주겠다' 는 내용이 적힌 편지가 배달됐다 "고 증언했다.

누군가 집행위원들이 묵고 있는 호텔방 문 틈으로 이같은 편지를 밀어넣었다는 것이다. 그는 "장난편지로 여겼지만 투표 전에 위원들끼리 이에 관해 토론했으며,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보고를 듣고 화를 냈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FIFA측은 "투표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은 장난 편지" 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대회 유치를 놓고 독일과 경합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측은 FIFA에 재투표와 정식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2차 투표에서 탈락한 영국측도 "(편지)관련 증거가 추가로 나오면 가만 있지 않겠다" 고 밝혔다. 최종 투표에선 집행위원 24명 가운데 12명이 독일에, 나머지 11명이 남아공에 투표했다.

그러나 남아공을 밀기로 한 뉴질랜드의 찰스 뎀시 위원이 최종 투표에 불참, 독일이 승리했고 이로 인해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빌 맥고완 뉴질랜드 축구 대표팀 수석 간부는 "오세아니아 연방은 영국이 탈락하면 남아공을 밀기로 확실히 합의했다" 고 말했다. 트레버 말라드 뉴질랜드 체육장관도 "(뎀시의 불참이)괴롭고 난처한 일" 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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