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모의 화성기지 오는 20일 개장

중앙일보

입력

일단의 미국 과학자들이 이번주중으로 캐나다 북극지역의 한 분화구 속에 세계 최초의 모의 화성기지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미국의 MSNBC방송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미국 화성학회 주도로 건설되는 모의 화성기지는 북극에서 수 백마일 떨어진 데본섬에 있는 호튼 분화구 위에 세워지며 오는 20일 완공될 예정이다.

지름이 12마일(20㎞)에 달하는 호튼 분화구는 언덕과 크고 작은 협곡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데다 연중 극저온의 날씨가 지속돼 지구상에서 화성과 가장 유사한 지형과 기후를 가진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과학자와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화성학회는 일단 올해안에 최소한의 전기만이 공급되는 연구시설을 완성한 뒤 앞으로 화성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각종 장비와 기술을 시험하고 인간의 생존조건을 연구할 예정이다.

`플래시라인 화성 북극 연구기지''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커트 미첼스는 "우리는 장래에 사람들이 화성에 실제로 머물 수 있을 것을 전제로 모든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주브린 화성학회 회장은 "지상에서의 예행연습 없이 인간의 화성탐사는 불가능하다"면서 "우리는 모의 화성기지에서 훈련을 통해 필수 정보들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층규모의 주거시설과 직경 27피트(약 9m)의 원통형연구실 형태로 건설될 북극 화성기지는 캘리포니아에서 미리 만들어 해체됐으며 미 해병 C-130 수송기편으로 데본섬까지 공수될 예정이다.

한편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선발대를 파견, 호튼 분화구 안에 최대 50명이 거주할 수 있는 텐트촌 건설작업에 착수했다. NASA팀을 이끌고 있는 외계문명탐사연구계획(SETI) 연구소의 파스칼 리 연구원은 현지 답사를 통해 "향후 있을지도 모르는 인류의 화성 탐사에 필요한 조건들과 극단적인 환경속에서 생물체의 존재 가능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ASA는 특히 무선통신 장비와 화성 표면의 지형을 폭넓고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는 초정밀 카메라를 장착한 차세대 탐사 로봇을 실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학회는 오는 20일 화성 북극 연구기지가 완공되면 6명이 장기간 머물 수 있으며 이 가운데 NASA와 화성학회 과학자들 2-3명이 순번제로 교체돼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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