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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선 검사 잦거나 머리 다쳤을 땐 뇌종양 조심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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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호 18면

최근 종영한 아침 드라마 ‘두근두근 달콤’은 아버지 김만복(이정길 분)이 뇌암 판정을 받았으나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그렸다. 뇌종양은 성인의 경우 10만 명당 20명 정도에서만 발생하여 흔하지 않은 종양이며, 그중 약 3의 1이 악성 종양인 뇌암이다. 뇌종양은 대부분 45세 이후에 발생하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20세 이전에는 뇌종양 발생이 성인의 5분의 1 정도로 드물게 발생하지만, 그중 뇌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3분의 2 정도로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다. 양성 뇌종양은 성장속도가 느리고 주변 뇌조직에 침식해 들어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른 장기의 양성 종양과는 달리 수술하기 까다로운 곳에 위치하면 악성 종양 못지않게 치료가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양성 뇌종양이라도 두개골 내의 폐쇄된 공간에 있기 때문에 조금만 커져도 뇌압이 올라가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생명 유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조직 근처에 위치하면 양성 종양이라도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악성이 아닌 양성이라도 뇌의 중요 부위에 위치한 뇌종양은 악성 종양으로 간주해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그렇다면 뇌종양은 예방이 가능할까? 우선 방사선에 노출되면 뇌종양 발생이 증가한다고 한다. 방사선 치료처럼 다량의 방사선량을 받은 경우에 뇌종양 발생이 6배 이상 증가하며 소량의 방사선을 머리에 쪼이는 경우도 뇌종양의 발생이 증가한다. 즉, 치아 진단용 X선 검사도 뇌수막종 같은 양성 종양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과거에 고압선 주변에 살면 뇌종양이 증가한다거나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면 뇌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주장이 많지만 이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또한, 머리에 손상을 받은 경우도 뇌종양 발생이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첫째 아이가 그 동생들보다 뇌종양 발생이 더 많다고 하는데 그 이유도 첫아이 출산이 난산이 많아서 아이의 머리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출산 시간이 길었던 경우나 기구를 사용해 태아의 머리를 끄집어 낸 경우에도 뇌종양 발생이 증가한다. 그러나 머리에 손상을 받으면 뇌종양이 발생하는 것이 진단을 위해 머리에 X선 촬영검사를 더 많이 받아서인지는 확실치 않다. 과도한 소음도 뇌종양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 과도한 소음에 10년간 노출되면 청신경(聽神經) 종양이 2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20년 이상 과도한 소음에 노출되면 청신경 종양이 13배나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음식과의 관련성은 논란이 있지만 가공 육류를 섭취하면 1.5배 정도 뇌종양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야채와 과일 섭취를 늘리면 뇌종양 발생이 감소한다고 한다. 특히 산모가 임신 중에 비타민을 보충하고 야채 섭취를 늘려주면 태어나는 아이가 나중에 성장하여 뇌종양이 발생할 위험을 줄여준다고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천식이나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뇌종양이 발생할 위험이 40% 정도 적다는 점이다. 아마도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면역기능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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