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 통수권 장악 단계? 내부문건에 ‘전쟁준비’ 강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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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군에 ‘전쟁준비 완성’을 지시하고 한국전쟁의 원인을 분석한 내부 문건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실질적인 군 통수권 장악에 나서고 있는 징조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북전문매체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문건인 ‘북한인민군 내부 비밀제강’에 “2010년 12월 30일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는 ‘인민군 성원들은 자나깨나 전쟁에 대하여 생각해야 하며 풀뿌리를 캐어 먹으면서라도 싸움준비를 완성할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가르쳐주시었다”고 적혀 있다.

데일리NK는 “김정은이 전쟁준비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실제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보다 군대 내 식량난 가중과 충성도 약화, 기강해이 등의 문제를 전쟁준비 구호를 통해 극복하고 자신의 지도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문건에는 또 김일성이 한국전쟁의 실패 원인 10가지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전쟁 초기에 적들을 완전히 포위 소멸하지 않고 밀고 나가기만 한 것 ▶공격과 후퇴 시 포병을 이용 못한 것 ▶서울 점령 직후 즉각적으로 한강을 건너 적을 계속 추격하지 못한 것 ▶전쟁수행에 필요한 각종 예비(물자)를 준비하지 못한 것 등을 꼽았다.

데일리NK에 문건을 전한 소식통은 “지난 8월 김정은의 군 영도 기반 확립을 위해 인민군에 ‘김정은 동무의 령군 체계를 철저히 세워 인민군대를 명실 공히 수령의 군대, 당의 군대로 더욱 강화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는 김정일의 지시가 전달됐다”며 “인민군을 통제하고 지시하는 것이 김정은이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강하게 주입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민군에선 이미 최고사령관은 김정일 동지, 군 영도권자는 김정은 대장 동지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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