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 지문 EBS 그대로 … 다 풀고 5분씩 남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지난해보다 문제가 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재헌(18·상문고)군은 “EBS 교재에서 봤던 지문이 많았고 수험장에서도 각 영역 교시를 마칠 때마다 문제가 쉽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영역별로 만점자가 충분히 1% 이상 나올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시험을 치르는 부담감을 감안하면 수능 난이도가 평이했던 셈이다. 김택수(18)군은 “지난해 수능 문제와 비교해 체감 난이도가 낮아진 것 같다”며 “언어에서 ‘쓰기’ 부분만 조금 어려웠고 다른 영역은 쉬웠다”고 말했다.

 언어·외국어영역에서 EBS와 연계성이 높은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는 의견도 많았다. 홍지은(18·이화여고)양은 “언어랑 외국어가 EBS에서 그대로 나온 지문이 몇 개 있었다”며 “EBS 문제집을 풀었던 게 확실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세미(18·배화여고)양도 “언어영역 비문학의 경우 ‘경제학 외부성’ 관련 지문이나 ‘양자역학’ 등 EBS 교재에서 이미 읽었던 지문들이 출제됐다”고 전했다.

 평소 모의고사에서 4등급 정도를 받아 왔다는 송경환(18·경기고)군은 밝은 모습으로 “취약한 외국어를 제외하고는 평균 5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며 “외국어영역도 까다로운 지문을 두 번 이상 정독할 시간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원(18·계성여고)양은 “언어의 경우는 시간이 남았고 나머지는 적절하게 시간을 분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소연(18·상명사대부여고)양은 “외국어는 확실히 쉬웠고, 수리는 서너 문제가 변별력이 있었는데 많이 까다롭지는 않았다”며 “가채점이 끝나면 논술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은 올 6·9월 두 차례 시행된 한국교육평가원의 모의수능보다는 어려워 당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수생 여지연(19)씨는 “지난해에 비해선 쉬웠지만 6월과 9월 모의수능만 믿고 공부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외국어영역의 빈칸 추리 문제가 까다로워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고 말했다. 김지연(18·배화여고)양은 “지구과학을 제외한 과학탐구 전 영역이 좀 까다로웠다”며 “수학은 기본을 묻는 쉬운 문제는 빨리 풀었지만 뒤로 갈수록 까다로운 문제가 많아 풀다가 놀랐다”고 대답했다.

이지상·정원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