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좀 되는 날’ 양용은 첫날 3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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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39·KB금융그룹·사진)은 ‘한 방’이 있는 선수다.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때도 14번 홀(파4·301야드)에서 25야드 어프로치 샷 이글을 해 1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서며 승기를 잡았다. 퍼팅이 되는 날이면 ‘몰아치기’를 잘한다.

 10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의 탄종 코스(파71·6625야드)에서 열린 바클레이스 싱가포르 오픈 1라운드. 이 대회는 유러피언 투어를 겸한 아시안 투어로 열렸다. 양용은은 대회 첫날 보기 없이 이글 한 개와 버디 여섯 개를 낚아 8언더파 63타를 쳤다. 공동 선두 에도아르도 몰리나리(이탈리아)와 제임스 모리슨(잉글랜드·이상 9언더파 62타)에게 1타 뒤진 단독 3위다.

 63타는 양용은의 18홀 개인 최소타 기록 3위에 해당한다. 그의 18홀 최소타 기록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하던 2005년 4월 더 크라운 토너먼트 첫날에 기록한 61타다. 파70의 코스에서 버디만 아홉 개를 낚았다. 당시 코스레코드는 5년 뒤인 2010년 이시카와 료(일본)가 58타를 치면서 깨졌다. 그러나 2000년 현대모터마스터스 대회가 열린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남코스에서 2라운드 때 작성한 10언더파 62타는 11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63타는 지난 8월 PGA 투어 플레이오프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 3라운드에서 작성됐다. 양용은은 이때 “일본 무대 이후 모처럼 골프다운 골프를 쳤다”고 트위터에 자랑했다.

 양용은은 2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고 6번 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한 데 이어 7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적어내 전반에만 네 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버디만 네 개를 더했다. 양용은은 “전날 폭염 때문에 몸이 피곤해 저녁 식사 때 양념 갈비를 든든하게 먹었는데 그게 샷의 에너지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트위터에는 “반주로 막걸리를 한잔 먹고 싶었지만 경기 때문에 먹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양용은은 “첫날 코스 세팅은 쉬웠고 퍼트가 잘 떨어졌다”며 “2라운드가 열리는 세라퐁 코스(파71·7357야드)에서 스코어를 줄여야 선두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다른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승만(31)이 6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 다. 싱가포르 오픈은 총상금이 웬만한 미국 PGA 투어보다 많은 600만 달러(약 67억원)에 이르는 대형 이벤트다. 우승 상금은 11억1300만원이다.

 골프전문채널 J골프가 2라운드를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 3~4라운드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생중계한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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