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의 세테크] 양도 차익과 손실 난 부동산, 같은 해 팔면 양도세 줄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김예나
삼성증권 세무전문위원

은퇴를 앞둔 A씨는 부동산을 처분해 노후자금을 만들 생각이다. 살고 있는 주택 외의 주택 한 채와 상가를 모두 처분하려고 한다.

5억원을 주고 샀던 주택의 시가는 현재 8억원이고, 9억원에 샀던 상가는 6억원이 됐다. 이 주택과 상가를 모두 처분하면 세금은 얼마나 될까.

 세금은 A씨가 두 부동산을 각각 언제 파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만약 A씨가 올해 안에 주택을 팔면 차익인 3억원(8억원-5억원)에 대한 양도세를 내야 한다. A씨가 일반세율을 적용받는다면(장기보유특별공제 등 배제) 세금은 1억원 정도 된다. 이후 내년에 상가를 판다면 손실이 발생한 만큼 세금을 내지 않지만 손실분 3억원에 대한 공제는 받을 수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가를 팔고 주택을 내년에 팔더라도 주택의 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주택과 상가를 같은 해에 판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주택을 팔아 얻는 차익 3억원과 상가를 팔아 발생하는 손실액인 3억원이 상계돼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게 된다.

 이처럼 단기간에 여러 자산을 처분하면서 양도차익과 손실이 각각 발생할 때는 양도 시기를 잘 따져보는 것이 좋다. 양도세를 계산할 때 손실과 이익을 상계하는 것은 같은 연도에 한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산의 양도시기는 원칙적으로 대금 청산일을 기준으로 한다.

 다만 대금을 청산하기 전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면 소유권이전등기 접수일을 양도시기로 한다. 양도 연도에 따라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면 양도일을 분명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같은 연도에 처분한 모든 자산의 양도 차익과 손실이 상계되지는 않는다. 양도세 신고 자산에는 부동산과 주식 등이 있는데 부동산은 부동산끼리, 주식은 주식끼리만 이익과 손실이 서로 상계된다. 같은 자산군이라도 국내와 국외에서 발생하는 자산 소득과는 상계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국내 부동산과 해외 부동산에 대한 손익은 같은 해에 발생했더라도 상계할 수 없다.

김예나 삼성증권 세무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