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윔블던 최고인기선수 쿠르니코바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의 요정' 안나 쿠르니코바가 윔블던 대회에서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30명이 넘는 카메라 기자들과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1회전을 가진 쿠르니코바는 27일 새벽(한국시간) 10번 시드 상드린 테스튀(프랑스)를 2-1로 꺾어 '쿠르니코바 열풍'을 예고했다.

윔블던 대회를 맞아 런던의 신문들은 대부분 쿠르니코바의 사진이 실린 특집기사를 앞다투어 실었고 런던 시내의 도로를 따라 그녀를 모델로 한 스포츠용 속옷 광고판이 1천5백개나 세워졌다.

또 쿠르니코바는 123년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의 전통을 깨고 센터코트에서 1회전을 가진 첫번째 여자 선수가 되는 배려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그녀의 남자 친구로 알려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세르게이 페데로프와의 염문도 팬들 사이에서 최대 화제로 떠올라 인기를 실감케했다.

97년 16세의 나이로 윔블던 4강에 오르며 '금발의 미녀스타'로 팬들을 한번에 사로잡은 쿠르니코바는 아직까지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해 '미모만큼 실력이 따르지 못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97년 '알프스 소녀' 마르티나 힝기스와 미국의 윌리엄스 자매 등과 함께 여자테니스계를 재편할 '무서운 10대'로 꼽혔으나 부상으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 98년 세계랭킹 10위에서 현재 19위까지 떨어지며 이번 대회에서 시드 배정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올린 1천만달러(한화 약 110억원)의 수입중 10분의 1만이 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일 정도로 상품성을 입증한 쿠르니코바는 부상에서 회복, 이번 대회를 부진 탈출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쿠르니코바는 "다른 사업들 때문에 좋은 성적을 못 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코트를 가리지는 않지만 특히 잔디 코트가 가장 편한 만큼 예감이 좋다"라고말했다. (런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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