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CEO 인터뷰]CCR 윤석호대표

중앙일보

입력

"게임은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 저의 ''게임철학''입니다" 국내 최고 회원수인 300만명을 보유한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2''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CCR의 윤석호(26)사장의 ''게임철학''에 대한 답이다.

그는 게임마니아를 위한 화려하고 복잡한 게임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게임이 훨씬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픽이나 배경음악 등 게임의 질을 높이는 것은 부차적이다"는 것이 CCR에서 만드는 게임의 기본이다. 게임의 장르에 관계없이 5분만 배우면 쉽게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것.

그는 한양대 3학년 재학시절인 95년에 CCR를 창업했다. 당시에 인력이 부족했던 통신회사 서버용 프로그램 개발을 해서 번 돈 4천800만원과 친구에게 빌린돈 200만원 등 모두 5천만원을 가지고 시작했던 사업이 5년만에 매출 140억원을 바라보는 어엿한 ''기업''이 됐다.

CCR가 처음 진출해 성공했던 분야는 ''X2웹''이라는 맞춤형 웹브라우저였다. 이 맞춤형 웹브라우저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일본에 소프트뱅크와 공동출자한 ''CCR재팬''을 설립해 X2웹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도 일주일에 만화책을 200권정도 읽는다는 윤사장은 "만화를 읽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고 간단하게 대답한다. 고등학교때는 중국 무협소설인 ''영웅문''을 그의 말대로 ''백번''은 읽었을 것이라고 한다. 무협지나 만화책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어 그런 종류의 책을 보고 있으면 ''재미가 무엇인가''를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지난달 일본 NEC사와 게임분야에 대해 투자의향서를 교환한 윤사장의 목표는 일본시장과 미국시장에 온라인 게임을 진출시키는 것이다. 특히 일본시장은 X2웹의 성공으로 CCR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어서 공략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의 그의 생각이다.

이미 포트리스2의 일본어판 작업을 사작해 7월부터 ''X2온라인'' 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온라인 게임을 일본사용자들에게 내놓을 생각이며 중국시장도 올해말께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최근 CCR은 또 다른 사업영역인 무선인터넷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윤사장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이 PC게임 만큼이나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음달 15일께에는 ''X2search''라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제공하는 검색엔진도 본격적으로 가동시킬 예정이다. 그는 이에 대해 "세계시장으로 나가려면 자체 개발한 차별화된 검색엔진을 보유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5년에 대한 윤사장의 결론이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견뎌냈을까 스스로도 의심스러울 정도"라면서 "그래도 후회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벤처를 처음 시작할 때의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진짜 벤처정신'' 이라고 말하는 그는 "사람의 감성을 움직이는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