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응급실 초 긴장상태

중앙일보

입력

교수들마저 응급실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학병원 응급실은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의료계 집단폐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23일 전남대학교 병원과 조선대학교 병원 야간응급실에는 '교수사퇴' 소식때문인지 평소보다 약간 적은 20-30여명의 환자들이 찾았다.

이들 대학병원 응급실에는 환자들을 진료하는 교수 3-4명과 간호사들이 나왔지만 이날부터는 교수들도 응급실에서 철수하고 진료를 전면 거부할 예정이라고 하자환자들은 "응급실에서도 쫓겨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새벽 5시께 갑작스런 심한 복통과 고열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 정모(45)
씨는 "교수들마저 응급실을 떠나면 치료는 누가 해주냐"며 "여기서도 나가라 하면 정말 갈데가 없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지역 최대 대형종합병원인 전대병원 교수 150여명은 전날 진료를 전면거부키로 했다가 이날 다시 응급실과 중환자실 진료는 하기로 하고 다만 사직서를 낸 만큼 가운은 벗고 사복을 입은 상태로 진료에 나서기로 했다.

조대 병원 교수들도 이날 오후부터 사퇴하기로 했으나 중환자실과 병동 환자들은 돌보기로 하고 응급실에서도 자원봉사 형태로 진료를 할 계획이지만 이로인한 진료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광주 보훈병원, 동광주병원, 상무병원 등 다른 종합병원 야간응급실에는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환자들이 몰려들어 평소보다 많은 환자들로 붐볐다.

이들 병원 응급실에서는 대학병원 응급실이 마비되면 환자들이 대거 몰릴 것을 우려해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부족한 인력에 대한 별다른 방안이 없어 예상치 않는 의료사고에는 거의 무방비상태에 놓여있다.(광주=연합뉴스)
여운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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