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강판·나노카본·2차전지 소재 … 정부 ‘10대 핵심소재’ R&D에 1조 쏟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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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 듀폰은 태양광 전지에 쓰이는 전극 소재로만 한 해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 태양광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으로 진입했다지만 듀폰이 소재로 버는 매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디스플레이 강국’이라는 한국은 액정패널용(TAC) 필름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한다. 일본 후지가 이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다.

 정부가 ‘부품을 넘어 소재로’를 외치는 이유다. 1일 지식경제부는 소재 산업 육성을 골자로 한 ‘소재·부품 미래비전 2030’을 발표했다. 부품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지만 소재 부문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소재·부품 연구개발(R&D) 예산에서 소재 분야의 비중을 지난해 43.5%에서 2020년까지 6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정부의 소재 육성 정책의 중심에 있는 건 ‘10대 핵심소재(WPM·World Premier Materials)사업’ 이다. 스마트 강판, 나노카본 복합 소재, 고성능 2차전지 소재 등 향후 세계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는 소재를 집중적으로 키우는 사업이다. 여기에 정부 R&D 자금만 1조원 가까이 투입된다.

갓 1년을 넘긴 사업이지만 이미 상당한 성과가 나고 있다는 게 지경부의 설명이다. 자동차·TV의 내구성을 높여주는 스마트 강판 사업의 경우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분당 100m의 진공 코팅기술을 확보했다. 또 올 3월까지 WPM 사업과 관련해 출원된 특허는 87건에 달했고, 해외에서도 23곳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지경부 김재홍 성장동력실장은 “경쟁이 치열한 완제품·부품과 달리 소재 시장은 선진국의 독과점 체제여서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WPM 사업이 소재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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