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더욱 간편히 간편히...

지난 4월 미국 LA에서 열린 ''인터넷 월드 2000'' 전시회. 기조연설자로 나온 아메리카온라인(AOL) 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은 넷스케이프6. 0을 발표하면서 "메신저 기능을 강화했다" 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에 대항하는 넷스케이프의 무기 중 하나로 AOL은 메신저프로그램을 내세운 것이다.

온라인교육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영산정보통신이 지난달 대기업에서 벤처기업으로 이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벤처기업에 와서 달라진 20가지'' 를 조사한 결과 ''메신저프로그램을 활용한다'' 가 가장 큰 변화중 하나로 꼽혔다.

벤처기업 직원들은 실시간 채팅과 간단한 쪽지 등을 전할 수 있는 메신저프로그램을 늘 끼고 사는 셈이다.

메신저프로그램(메신저) 은 온라인에 접속한 상태에서 친구.동료 등 상대방과 실시간으로 채팅을 하거나 짧은 글을 주고 받는 소프트웨어.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친구에게 쪽지를 보내는 것처럼 간단한 메모를 보낸다고 해서 ''쪽지 프로그램'' 이라고도 불린다.

메신저는 e-메일프로그램보다 용량이 작은 데다 사용이 편리해 널리 확산되고 있다. e-메일이 편지라면 메신저는 엽서인 셈. 특히 메신저는 대부분 무료이기 때문에 전화 대신 쓰는 사람도 많다.

◇ 프로그램마다 다양한 기능〓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메신저는 수십종이나 된다.

대표적인 것이 소프트메신저(디지토) .유인메신저(유인) .씨프렌드(씨프렌드) .넷팜(네띠앙) .지니(드림위즈) .두드림(드림라인) .MSN메신저(MSN코리아) .리얼포스트(리얼포스트코리아) .씨프렌드.팝미팅 등. 각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수를 합하면 중복가입자를 포함해 수백만명에 이른다.

이 중 디지토가 서비스하는 소프트메신저는 중국 시장에 진출했고, 넷팜은 스토커 차단 기능을 제공한다.

씨프렌드를 이용하면 음성 채팅이 가능하고, 팜미팅으로는 화상 채팅을 할 수 있다.

지니는 증권.뉴스정보를 실시간으로 뿌려 주고, 리얼포스트는 영화예고편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AOL의 인스턴트메신저 회원이 4천만명을 넘었고, ICQ도 회원이 5천만명에 달할 정도로 메신저프로그램이 보편적으로 쓰인다.

◇ 어떻게 활용하나

메신저가 기존 PC통신의 대화방 등과 다른 점은 별도의 PC통신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쓸 수 있다는 것. 이용자들은 우선 메신저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은 뒤 대화상대를 입력, 지정해 두어야 한다.

이후 인터넷을 쓰는 중에 상대방이 인터넷에 접속하면 모니터 귀퉁이에 상대방이 온라인을 이용하고 있다는 표시가 나타난다.그러면 상대방에게 파일이나 간단한 메시지 등을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고 채팅도 할 수 있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 있는 친구와도 메신저를 이용해 대화를 할 수 있다.네띠앙의 이종혁 팀장은 "미국에 사는 매형과 연락을 주고받을 때 메신저를 쓴다" 고 소개했다.영산정보통신 직원들은 사장에게 보고하거나 직원들끼리 간단한 회의를 할 때 메신저를 활용한다.

김영민 차장은 "쪽지를 주고받는 게 전화보다 빠르고 간편해 업무에 유용히 쓰인다" 고 말했다.하지만 메신저프로그램은 표준화가 안 돼 있다는 게 문제점이다. 서로 다른 메신저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끼리는 메시지 교환이 되지 않아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