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월드] 병자의 희망, 사이보그

중앙일보

입력

복사기같은 사무용 기기에 이상이 발생하는 즉시 자동으로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수리를 부탁하는 ''인텔리전트 기능'' 이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가져다주는 이점은 많다. 필요할 때만 현장으로 나가니까 시간.인력.돈이 절약된다. 자판기의 경우 예외적인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재빨리 보충할 수 있어 매출을 더 늘릴 기회를 놓치지도 않게 된다. 가까운 장래에 이런 기능은 집.가구.자동차를 포함해 신체에 지니는 기기에도 장착될 것이다.

사람들은 손목시계.삐삐.전자수첩.휴대폰 등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전자기기를 몸에 지니고 있다. 이런 기능에 더해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구비한 ''오피스'' 를 우리 몸에 지니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또 하나, 앞으로 사람들은 리얼타임으로 원격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날 영국에서는 총 인구의 2%가 당뇨병 환자다.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투약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에 이른다.

이들의 증상을 항시 모니터링해 필요한 치료를 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이럴 경우 의료 시스템에 상당한 작업 부하가 걸린다.

오늘날 의료 기술의 발달에 따라 평균 수명은 길어진 반면 출생률은 저하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 간호를 받아야 할 사람은 늘어나지만 간호해 줄 사람은 줄어든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뭔가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의한 솔루션이 필요해진다.

여기서 ''몸에 부착하는'' 모니터링 전자기기가 있다면 심장기능.호흡.혈압.혈중 포도당 농도 등 신체의 여러 특성을 리얼타임으로 체크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인공 췌장에 의해 적정한 인슐린 수치를 유지하고 자동 투약장치를 통해 약품의 적정 투약수준을 정하는 알고리즘과 조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우리들이'' 몸에 지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을'' 몸에 지니는 테크놀로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 .

복사기에는 고장 징후가 나타나면 바로 수리를 부탁하는 전화가 걸리도록 기능을 부여하면서 인공심장에 대해서는 그러한 기능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된다.

현재 세계 각국의 연구소에서 췌장.간장 등 주요 기관(器官)을 대체하는 인공장기를 발명해내고 있다. 인공장기의 수준은 점점 향상되고 있다.

앞으로는 인간이라기보다 사이보그에 가까운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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