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기독교 전파하려 폭력 쓴 건 잘못”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기독교가 장구한 역사에 걸쳐 때때로 폭력을 사용한 데 대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사과했다. 베네딕토 16세는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아시시 성프란체스코 성당에서 열린 세계 종교 간 모임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이쯤에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역사가 이뤄지는 동안 기독교가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자행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또 “우리는 이를 ‘큰 수치심’과 함께 시인한다”며 “이는 기독교 신앙의 남용이며, 기독교의 본질에 명백하게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폭력과 전쟁, 테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십자군 전쟁이나 기독교 전파를 목적으로 남미 등 신대륙에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해 사과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앞서 전임 교황인 고(故) 요한 바오로 2세가 2000년 기독교의 역사적 과오에 대해 사과한 적이 있을 뿐이다.

 이번 종교 간 모임은 요한 바오로 2세가 1986년 주도한 종교인 평화 모임 25주년을 맞아 열린 것이다.

유지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