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번호판 없는 벤츠 타고 스티커 안 끊긴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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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애플의 공동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번호판을 달지 않은 벤츠(사진)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도 벌금을 내지 않은 것은 바로 법률상 유예기간을 이용한 ‘절묘한 합법’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IT 전문 뉴스매체 맥옵서버(Mac Observer)는 26일(현지시간) 잡스가 2007년형 은색 메르세데스 벤츠 SL55 AMG에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은 채 운전할 수 있었던 ‘비법’을 소개했다. 애플의 전직 선임 보안 담당자이자 현재 온라인 보안 솔루션 업체 ‘앤트러스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존 캘라스는 “캘리포니아주 자동차법은 차를 새로 산 사람은 6개월 안에만 번호판을 받아 달면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잡스는 바로 이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잡스가 이렇게까지 번호판 부착을 꺼린 이유는 평소 고수하던 ‘신비주의’전략대로 신분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라스는 “잡스는 보안 등의 이유를 들어 승용차 리스 회사와 6개월마다 똑같은 차종으로 승용차를 바꿔 빌리기로 계약했다”며 “덕분에 아무런 문제 없이 번호판 없는 차량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잡스는 ‘다르게 생각하라’는 애플의 슬로건처럼 스스로도 이런 발상의 전환을 즐겼다”고 덧붙였다.

 앞서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이 이를 두고 잡스가 주정부의 특별한 배려를 받은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자 캘리포니아주 차량국은 “누구에게든 특혜는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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