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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최대 골칫거리 … 미국 더블딥, 중국 경착륙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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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세계 금융시장의 골칫덩어리는 유럽이었다. 설문에 응한 국내 10개 자산운용사 대표와 10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20명은 모두 세계 금융시장의 위협 요인으로 유럽을 지목했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해부터 유럽은 세계 금융시장 발목을 잡는 고질병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연합(EU)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속 시원한 대책이 나올 것 같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문제 해결을 위한 리더십의 부재 등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이유로 꼽혔다.

 KTB투자증권 박희운 센터장은 “큰 원칙에는 합의하겠지만 구체적 해결방안을 도출하기까지는 계속 마찰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땜질식 처방’으로 어중간한 상태가 이어지며 오히려 위기를 더 키울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SK증권 이동섭 센터장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로 번지고 유럽 대형 은행에도 영향을 주면서 유로존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센터장은 “2008년 리먼 사태와 같은 글로벌 신용위기와 정부의 위기가 발생하면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세계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다. 응답자 절반인 10명은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등이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걱정했다. 한화자산운용 강신우 대표는 “미국의 제한적 통화와 재정 정책이 세계 경제의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신영자산운용 이상진 대표와 하나대투증권 김지환 센터장). ING자산운용 최홍 대표는 “주요 선진국이 일본형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변수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리자산운용의 차문현 대표와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 등 응답자의 35%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세계 경제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할 경우 세계 경기의 회복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삼성증권 윤석 센터장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정책 대응 속도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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