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손민한, 4년만에 롯데 에이스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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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부산고와 고려대를 거쳐 97년 롯데에 입단했던 손민한(26)은 아마시절 최고투수였다는 명성답게 신인 계약금 상한선인 5억원의 거금을 받았지만 그동안 프로에서 거둔 성적은 참담했다.

누구보다도 기대가 컸던 손민한이었지만 데뷔 첫 시즌이 중반도 지나지 않아 어깨 통증을 호소한 뒤 전열에서 탈락했다.

대학시절 무리한 투구로 어깨 근육이 파열된 것으로 확인된 손민한은 그 해 10월 미국에서 수술을 받은 뒤 기나긴 재활트레이닝에 들어갔다.

당사자에겐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나날이었고 코칭스태프조차 재기를 보장할수 없는 상태였다.

운동 감각이 가장 예민하다는 투수가 수술을 받고 재기에 성공한 사례도 그리많지 않았다.
98년에는 단 한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99년 후반기에야 간간이 얼굴을 내밀었으나 구위가 신통치 않아 주위 사람 대부분이 부상때문에 아까운 투수 한명이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시즌 손민한은 롯데 마운드의 에이스로 우뚝 솟았다. 13일 두산전에서 팀의 연패를 끊으며 승리투수가 돼 시즌 6승3패, 방어율 2.89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중이다.

특히 방어율 부문은 국내프로야구 최고투수 정민태(2.97)와 김수경(3.08, 이상현대)을 모두 제치고 당당히 1위에 랭크됐다.

지난 해까지 3년동안 거둔 통산 성적 1승3패2세이브, 방어율 5.11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2년동안 피나는 재활트레이닝으로 기적같이 재기에 성공한 손민한은 이제 부상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프로 입단이후 처음 어깨가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껏 공을 뿌리고 있다"고말한 손민한은 "개인 성적에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신인이라는 기분으로 올시즌 끝까지 잘던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스포츠 의학이 자칫 사라질 뻔했던 유망주를 되살려 놓은셈이다.(부산=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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