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벤처!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하는 것과 같은 것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일 방한한 미국 실리콘밸리 한인 벤처의 성공 신화로 불리우는 마이사이먼닷컴(http://www.mysimon.com)의 마이클 양(38)은 조인즈닷컴 주최로 열린 ‘성공 벤처, 오늘 그리고 내일’ 세미나를 통해 성공 벤처 10계명을 발표하는 등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커다란 호평을 받았다.

“마이사이먼닷컴의 7억불 인수는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붐이 일어나는 시기, 비슷한 아이템의 경쟁업체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주식시장에서의 높은 평가가 바로 그런 좋은 결과를 낳게 한 거죠. 그런 환경의 뒷받침 없이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성공한 벤처 기업이란 마치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하는 것’ 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치밀한 사전 답사, 팀웍 등은 필수이니까요. 벤처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하는 것과도 같이 어려운 것이 바로 ‘벤처 창업’ 임을 실감케 하는 그의 적절한 비유는 ‘너도 나도 벤처’ 를 외치는 우리 IT시장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요구한다.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간략한 일문일답의 형식으로 담아본다

마이사이먼을 맨 처음 창업하게 된 계기는?
98년 4월 창업을 할 당시, 함께 창업한 재즈멀티미디어의 엔지니어였던 윤여걸씨와 그때 당시 각광을 받고 있었던 ‘인텔리전트 소프트웨어’ 기술로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내인 줄리가 “인터넷은 참 편리하다. 그런데 주소를 잘 모르면 찾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다. 그러한 걸 해결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없을까?” 라고 얘길 하더군요. 그때 당시는 야후의 검색 서비스가 꽤 인기를 얻고 있었죠.
그러다 우연히 물건을 구입했는데 다른 곳에서는 휠씬 저가에 판매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다시 환불을 받기에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때 문득 온라인 쇼핑몰 가격 비교 검색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이미 ‘장고’ 라는 쇼핑 에이전트가 주목을 받고 있었던 때였고, 바로 ‘이것이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마이클 양 약력1961년 출생
UC버클리 전자공학 및 컴퓨터 사이언스 학사
콜롬비아대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
UC버클리 MBA
제록스 팔로알토 리서치센터 칩 디자인 엔지니어
인터그래프 마케팅 및 비즈니스 개발 담당자
일어버전 ''인트라2000'' 개발 출시
텔레비디오 삼성전자 현지법인
재즈멀티미디어 최고 실무책임자(COO)
1998년 마이사이먼닷컴 창업
현 넷지오(NetGeo) 창업
성공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시장에서 요구하는 니즈와 마이사이먼의 아이템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지요. 초기 자본상태가 취약했을 때, 여러곳에 프리젠테이션을 했지만 자금 지원을 받기는 대단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그때 당시 가장 각광을 받고 있었던 야후에 연락을 했으나 받아주지도 않았지요. 마이사이먼의 브랜드 인지도 없고 또한 의외로 우리 사이트를 경쟁회사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럴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때 직원 10명뿐인 우리로써는 대단한 자부심을 느꼈죠.
점포수도 늘어나고, 사용자수도 엄청나게 늘어나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죠. 그리고 좀더 차별화된 정책으로 가입한 점포회사의 배너도 실어주고, 고객과의 중계 역할도 해 줌으로써 수수료를 통해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회사의 가치가 늘어나면서 우수한 인재들도 속속 들어왔죠.

여러 번 자본 증자를 통해 1년만에 인텔, 스프라우트 그룹, 시티뱅크, 브렌트우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게 됐습니다. 직원수도 80명에 육박하게 되었구요. 그러다 비교검색 쇼핑 에이전트 기술이 필요했던 씨넷이 인수제의를 했는데 처음에는 3억 5천만불을 그쪽에서 제시했지만 재협상을 통해 결국 7억불에 결정을 했습니다. 인수합병은 올해 2월 마감을 했구요.

성공적인 벤처의 10가지 조건이라면?
첫번째, 충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두번째는 팀을 잘 짜야 합니다. 세번째는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더라도 경쟁회사의 충분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네번째는 로펌을 잘 선정해야 합니다. 즉, 좋은 로펌을 선정하면 그만큼 투자를 받기 쉬워지니까요. 다섯번째는 사업 계획서를 잘 써야 합니다. 그리고 투자회사를 잘 선정하는 것과 회사 홍보가 무척 중요합니다. 일종의 PR을 말하는 거죠. 또한 해당 아이템 분야에서서 1등이 중요합니다. 비즈니스의 집중을 의미하는 거죠. 처음부터 문어발식 확장은 안됩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정직한 자세’ 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긍정적인 마인드’ 가 무척 중요합니다. 너무나 심각하게 비즈니스를 하지 마십시오. 마이사이먼을 오늘날 했더라면 아마도 성공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적절한 시장 환경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때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죠.

한국 벤처업계에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좀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준비된 자세로 창업하기를 바랍니다. 너무 과열한 시장분위기에 편승하지 말구요. 사실 한국민들의 뛰어난 ‘의지’ 와 ‘지성’ 은 훌륭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적절한 아이템과 시장에 대한 준비, 로펌 선정 등에 좀 더 완벽을 기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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