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수조’ 소형 해조류 실내서 양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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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전라남도 해양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센터가 소형 해조류를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다단(多段) 형태의 수조를 이용해 양식하는 방법과 장치를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23일 해조류연구센터에 따르면 바닷가 바위에 뭉쳐 자라는 뜸부기는 생체 중량 1㎏당 7만~8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또 풀가사리·불등풀가사리·석묵 등은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할 만큼 귀한 해조류다. 이들 해조류는 크게 자라도 20㎝ 가량에 그친다. 때문에 기존 해조류 양식 방법과 시설로는 생산성이 매우 낮아, 김·미역·다시마·모자반 등 대형 해조류에 밀려 거의 양식되지 않고 있다.

 해조류센터는 이들 소형 해조류의 포자를 수조의 바닥 면에 부착시킨 뒤 수조를 뒤집어 해조류가 중력 방향으로 자라도록 하는 양식 방법과 장치를 개발했다. 수조 한 단은 높이가 50㎝이면 충분해 여러 단의 수조를 설치할 수 있다. 신기술은 해조류 표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수분과 영양분을 분무장치로 뿌려 준다. 해수가 가득 찬 수조 안에 담가 기르는 게 아니라 물의 사용량이 적다. 여러 면에서 대량 생산에 유리한 것이다.

 빛은 자연광뿐 아니라 인공광도 이용할 수 있다. 인공광의 경우 빛의 파장을 조절해 각각의 해조 특색에 맞는 빛의 공급이 가능하다.

 신우철 전라남도 해양수산과학원장은 “자연 상태나 기존 육상 수조에서 양식할 때는 사육 환경 조절에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지만 ‘거꾸로 수조’ 양식방법은 실내 공기만 조절하면 되기 때문에 생산 원가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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