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비된 사석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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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본선 32강전>
○·원성진 9단 ●·리쉬안하오 4단

제11보(121~142)=대마에서 손 빼고 백△에 둔 수는 유리한 입장에선 으스스 떨리는 수. 하지만 위험을 감수한 이 수가 결국 깨끗한 결정타가 됐다. 리쉬안하오 4단은 121부터 방벽을 쌓으며 대마를 협박(?)했지만 이미 수읽기를 끝낸 원성진 9단은 126까지 다 받아 챙기며 버틴다. 리쉬안하오도 수를 보고 129로 물러섰으며 여기서 백도 130으로 지켜 끝내기로 들어섰다. 상변까지 백 집이 됐으니 계가는 물론 상대가 되지 않는다. 리쉬안하오는 152수에서 항복했다.

 ‘참고도1’ 흑1로 포위하면 백2부터 10까지 된다. 계속해서 ‘참고도2’ 백1에서 7까지 백 8점을 잡게 된다. 하지만 그건 백의 사석전법에 걸려드는 수. 백은 우변을 돌파한 뒤 거꾸로 흑 대마를 공격, 부산물을 챙기며 쉽게 승리하게 된다. 백은 A, B가 선수여서 퇴로가 확보되어 있고 C 방면이 선수여서 대마 공격이 의외로 강력하다. 원성진 9단은 이 판에 이어 중국의 왕타오 4단마저 꺾어 2연승으로 가볍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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