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정몽준 방북, 남북교류 물꼬 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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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정몽준' 국내 스포츠계 두 거물의 남북정상회담 동행이 남북한 스포츠교류에 물꼬를 틀 수 있을까.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12-14일)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스포츠계 수장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인 김운용 대한체육회장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함께 수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200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2002년월드컵축구 단일팀 구성 등 각종 체육현안이 물밑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100일 앞으로 다가온 시드니 올림픽.

200개 IOC회원국과 동티모르가 참가,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시드니 올림픽의 경우 이미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위원장이 김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밝혔듯 개막식에서 남북한이 올림픽기와 각 NOC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할 것을 권유, 당국자간 합의가 기대된다.

정상회담 막후 접촉에서 동시 입장이 타결된다면 사상 최초로 남북통일에 의미있는 첫 징검다리를 놓게 되는 셈.

독일은 지난 56년 멜버른올림픽 당시 동, 서독이 동시에 입장한 뒤 경기일정은 독자적으로 소화, 전 세계 스포츠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11월 레바논에서 열릴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의 경우 이미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남북한 정치지도자들이 정치적 합의를 이룰 경우 단일팀 구성을 원칙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힌 데다 FIFA 역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당사자간 합의만 되면 단일팀구성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큰 기대를 걸게하고 있다.

김운용 회장은 "정상회담에서 큰 가닥이 잡힐 경우 스포츠교류에 관한 의견접근은 상대적으로 쉬워질 것"이라며 "시드니 올림픽에서 역사적인 동시입장이 성사될 경우 남북합동훈련 등 의미있는 변화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달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제12차 총회에 류성일 조선올림픽위원회(OCDPRK) 서기장(NOC) 등 2명을 파견하는 등 국제무대에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류 서기장은 AN0C총회기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남간 체육교류가 활발해지지않겠느냐"고 말하고 특히 내년 오사카에서 열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에 관심을 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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