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욕심 버린 김도훈, 우승 욕심 세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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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환율이 올라 괜찮거든요.”

 일본 투어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은 즐겁다. 스물두 살의 김도훈(넥슨)도 마찬가지다. 김도훈은 14일 일본 지바현 다카노다이 골프장에서 벌어진 일본 오픈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 합계 이븐파로 공동 11위다. 2006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김도훈은 한국 선수 중 올해 일본 투어 아홉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도훈은 헤드커버로 온라인 게임 ‘카트라이더’ 인형을 쓰고 있다. 카트라이더의 캐릭터 ‘티이라’처럼 훌륭한 드라이버다. 개미 허리처럼 좁은 일본 오픈의 페어웨이를 잘 지켜냈다. 거리도 만만치 않다. 일본 투어 평균 거리 6위다. 올해 US오픈에 나가서는 평균 307야드를 쳤다. 그 거리는 좀 줄인 것이라고 한다. “3년 전 체중 5㎏이 빠질 정도로 드라이브샷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거리 욕심을 싹 버렸다”고 한다.

 성적에 대한 욕심도 버린 것은 아니다. 그는 일본 투어에서 제일 잘나가는 두 명에게 이기고 싶다. 지난해 상금왕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와 올해 상금 1위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이다. “경태형 잘 칠 때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공을 치는 사람 같은 느낌이 들고, 상문이형은 상대를 위압하는 카리스마와 조그만 성공에 절대 만족하지 못하는 욕심이 부럽다”고 했다.

 76회 일본 오픈의 선두는 5언더파의 네븐 베이직(호주)이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1언더파 공동 7위의 박성준(25·티웨이항공)이 가장 좋다. 첫날 선두를 달린 조민규(23·투어스테이지)와 2위를 한 배상문은 1오버파 공동 15위에서 반등을 노린다. 미국·일본· 한국 투어를 섭렵하느라 체력이 떨어진 김경태는 후반 9홀에서 41타를 쳐 2라운드 합계 8오버파 75위로 컷탈락했다.

지바=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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