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PC시대, '윈텔'독점 무너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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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인텔 것을 쓰고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 것을 쓰는 강력한 ''윈텔'' 독점체제가 새로운 벤처회사와 리눅스의 결합에 의해 붕괴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특히 ''트랜스메타''라는 산타 클라라에 소재한 이 벤처는 세계 금융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 도이체방크와 삼성, 컴팩 컴퓨터,소니, 수 많은 대만기업 등 등 세계적인 기업.은행.투자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어 컴퓨터업계가 윈텔-트랜스메타/리눅스의 양대체재로 재편되는 계기를 맞게 됐다.

뉴욕 타임스는 이와 관련 30일자 기사에서 미국의 컴퓨터 메이커인 게이트웨이와 온라인통신회사 AOL과 함께 올해말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가정용 인터넷 기기에 트랜스메타의 반도체와 리눅스 운영체제를 결합해 쓰기로 했다는 사실을 곧 발표할것이라고 밝혔다.

5년전 선 마이크로시스템 출신의 데이비드 디첼에 의해 설립된 반도체설계회사트랜스메타는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대체할 수 있는 저전력 소모, 저가의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조지 소로스, 폴 앨런, 도이체방크의 재정적 지원 아래 지난달 추가로 컴팩, 게이트웨이, 삼성, 소니, 그외 대만 제조업체로부터 8천800만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었다.

게이트웨이-AOL이 트랜스메타/리눅스를 사용키로 한 것은 PC 이후(포스트 PC)시대, 즉 PC가 디지털 셀률러 폰, 개인용디지털기기, 메모장 형식 컴퓨터인 웹패드등으로 대체되는 시대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분석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개념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며 앞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PC가 컴퓨터 세계의 중심적 위치를 고수할 것이며 새로운 디지털 기기들은 PC의 주변기기 정도 역할 밖게 하지 못 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게이트웨이측은 그간 사용해 오던 인텔/윈도 조합을 더이상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기기들은 더이상 PC가 아니며 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윈도를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게이트웨이는 트랜스메타 반도체가 새로운 디지털 기기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트랜스메타는 지난 1월 인텔의 X86 칩을 대체할 수 있는 저전력소모, 저가의 칩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발표하면서 주목의 대상이 됐었다. 트랜스메타는 앞서 리눅스 운영체제를 개발한 핀랜드 프로그래머 리누스 토발드를 영입했었다.

한편 게이트웨이의 인텔/윈도 채택 포기 선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금지법위반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되고 있다. 이 재판과정에서 게이트웨이의 임원 제임스 폰 홀은 자사가 만든 컴퓨터에 넷스케이프 브라우저와 AOL을 패키지로 넣은데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압력을 가했다며 미 법무부 쪽에 서서 증언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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