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눈치작전 치열

중앙일보

입력

아파트 분양 시기와 분양가를 둘러싸고 주택업체들이 치열한 눈치작전을 펴고 있다.

먼저 분양했다간 다른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거나 더 좋은 자재를 쓸 경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방은 수성구 만촌동 '우방메트로팔레스' (3천2백40가구) 의 분양일을 31일로 정했다. 당초 4월 초쯤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두달 가까이 늦춘 것이다.

평당 분양가도 처음보다 수십만원씩 낮추고, 42평형 이상의 경우 내부 장식용 원목의 색상도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우방 관계자는 "아직 부동산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분양 시기와 가격 결정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고 말했다.

청구와 화성산업도 이달 초 분양 계획을 '다음달중' 으로 미뤘다.

부도 이후 첫 분양을 하는 청구는 '앞산 청구제네스' (4백14가구)에 사운 (社運) 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화성산업도 북구 칠곡택지지구의 '화성그리넷'(1천4백50가구) 분양을 놓고 장고 (長考) 중이다.

가구수가 적지 않아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모두 "아파트 위치가 달라 별 관계가 없다" 면서도 우방의 건축자재와 배치도.분양가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눈치작전이 가장 심한 것은 분양시기. 두 업체 모두 '오늘 내일'했지만 결국 5월을 넘기게 됐다.

화성산업의 한 관계자는 "위치는 다르지만 우방의 분양실적이 대구 아파트 분양 시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 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당초 분양 예정일을 한달 가까이 넘긴 청구도 "분양시기.가격 모두 아직 결정한 게 없다" 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업체들의 눈치작전에 일부 고객들은 "주택업체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언론을 통해 발표한 분양 예정시기를 멋대로 늦추는 것은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처사" 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