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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부, 온갖 욕설로 역대 대통령 맹비난. "DJ는 간상배, YS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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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15일 김대중 전 대통령右이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기 직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북한이 최근 한국의 역대 대통령을 모독하는 내용을 담은 교양자료를 만들어 군부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하는 등 햇볕정책을 편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괴뢰 역도'라고 표현하는 등 역대 대통령을 예외없이 폄하하고 있다.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NKSIS)는 3일 북한 군부에서 발행한 내부 교양자료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 가운데 '변할 수 없는 괴뢰놈들의 북침야망'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모든 대통령을 '괴뢰역도놈'으로 칭하는 등 입에 담기 어려운 상스러운 욕으로 꾸며져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남조선 인민들에게 쫓겨나 해외에서 뒈진 늙다리 괴뢰역도놈'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유신 독재자로 악명을 떨친 박정희 괴뢰역도놈' '살인악마, 살인 깡패 전두환, 노태우 괴뢰역도놈' '문민의 탈을 쓴 김영삼 괴뢰역도놈'이라고 주장했다.

주목되는 것은 햇볕정책을 펴며 대북 지원에 힘을 썼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오히려 다른 역대 대통령에 비해 3~4배에 달하는 분량이라는 점이다. 북한 군부는 이 해설에서 "김대중 괴뢰역도놈도 여기서 예외로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 감투를 쓰기 바쁘게 민주투사의 너울도 다 벗어버리고 (미국)상전놈의 품에 달려가 안기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목포에서 여인숙을 운영하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봇짐과 부스러기 돈을 털어내는 간상배 출신이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 교양자료는 이처럼 역대 대통령을 비난한 뒤 북한 내 무기생산을 독려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NKSIS는 "이 교양자료는 핵이나 미사일, 생화학 무기장비들을 생산 및 수리하는 군부와 군수동원총국 산하 일용기업소 공장 구성원들에게 사상교육을 하기 위해 각급 북한 군부 총정치국이 각급 산하 당위원회에 배포하고 있는 교육용 내부문서"라고 밝혔다. 이 자료에는 20여 편의 글이 실려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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