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박노석, 공사장 인부에서 최고 골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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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중퇴 후 건축현장을 전전하던 공사장 인부가국내골프 최정상에 오르는 재기에 성공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21일 끝난 제43회 랭스필드컵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노석(33.류골프).

광주출신으로 고교중퇴후 공사판을 전전하던 박노석이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20살이 되던 87년.

박남신(43.서든데스)이 서울 양재동에 운영하던 골프연습장 배수로공사를 하던중 박남신의 눈에 띈 것.

박노석은 골프연습장에서 일하면서 하루 14시간이상 강훈련을 거듭한 끝에 93년매경오픈대회때 프로로 데뷔했다.

프로테스트에 필요한 200만원이 없어 자신의 월세비를 빼내 눈물겹게 출전했다는 그는 당시 집안에서 `골프하면 밥빌어 먹는다'며 극구 반대해 연습장을 숨여다닐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막노동판에서 몸에 익힌 끈기와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연습에만 정진한 결과97년 SK텔레콤클래식과 슈페리어오픈,필립모리스아시아컵등 국내외 3개 대회를 휩쓸어 스타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97년 가을 뒤늦게 올린 결혼식 피로연때 친구들에게 발바닥을 잘못맞아 아킬레스건과 허리를 다치는 중상을 입어 선수생명이 끝나는 위기까지 맞았다.

박노석은 눈물겨운 재활훈련끝에 99년 초겨울 일본프로무대에 진출했지만 부상악몽에 시달리느라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골프인들의 기억속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박노석은 올해 2월 류골프와 정식계약을 맺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되찾고 캐디를자처한 일본인프로 도모치카 료(31)와 호흡이 척척 맞아 연일 맹훈련을 거듭해 3년만에 국내정상에 복귀했다.

박노석은 "어렵게 선택한 골프지만 매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기분으로 임한다"면서 "올해에는 일본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 고국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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