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6월중 석유증산 가능성 배제

중앙일보

입력

사우디 아라비아가 다음달 21일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의 석유증산 가능성을 배제함에 따라 고유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우디의 알리 알-누아이미 석유장관은 16일 리야드에서 기자들에게 "현재 우리는 6월 21일 비엔나에서 열리는 OPEC 각료회의에서 석유를 증산해야 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알-누아이미장관은 또 이날 OPEC이 지난 3월 회의에서 유가가 최저 22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28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생산량을 늘리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석유가격은 현재 지난 3월 회의에서정한 가격대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누아이미 장관은 이와함께 OPEC가 비엔나 회의에서 석유를 증산할 것이라는 빌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의 발언을 부정하면서 "(지난 3월 11일) 멕시코와 베네수엘라의 석유장관들과 함께 각종 통계들을 연구한 결과, 석유를 증산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아랍 에미리트 연합의 석유장관 오베이드 빈 세이프 알 -나세리도 "우리의 유일한 미래 관심사는 유가안정이기 때문에 최근의 유가 상승추세와 현재의 유가수준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런던서 발행되는 신문 알-하야트도 이날 릴와누 루크만 OPEC 사무총장이 현재의 유가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OPEC이 유가 재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OPEC 회원국인 카타르는 전략물자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가중되는 압력에 맞서기 위해 모든 석유생산국들이 한데 뭉쳐 강력한 카르텔을 형성할 것을 촉구했다.

카타르의 압둘라 하마드 알-아티야 에너지장관은 이날 쿠웨이트 신문 알-카바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가 경제 카르텔을 구축하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OPEC회원국과 비회원국을 막론하고 모든 석유생산 국가들이 연합해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런던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전날보다 42센트 오른 28.75달러에 거래됐다.

이같은 원유가격은 지난 3월 OPEC가 석유생산량을 7.4% 늘리기로 결정하기 이전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OPEC 회원국들이 현재 생산한도에 근접한 수준까지 원유를생산하고 있으며 다만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 에미리트 연합 등 3개국 정도만이 추가로 원유를 증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리야드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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