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농업도 인터넷 시대...농산물 거래도 클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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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농업도 사이버시대입니다. 종래방식에만 의존하다 보면 세계 농업경쟁력에서 뛰떨어질 수밖에 없죠. 방에 앉아 인터넷으로 전세계 생산지 현황을 그대로 보며 인터넷으로 농산물 상거래를 해야 할 때입니다.”

농업기계 자동화 메이커인 연안C&E 허현 대표(41)는 “농업에 사이버개념을 도입, 도·소매 격인 농산물 상거래 수준을 해외시장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원래 연안C&E는 대체에너지개발과 농업자동화기계를 만드는 회사였다. 그동안 ‘양액 제어장치’,‘그린가스 온풍기 시스템’,‘폐타이어 열분해장치’등을 개발해 농촌과 원예농가에 널리 이름이 알려진 기업이다. 특히 폐타이어 소각 연료장치는 염색공장, 소규모 유리공장 등 연료소모가 많은 중소기업들의 호응이 커 이 회사 매출구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인터넷 정보통신영역과 농업을 연계할 수 있는 신제품이 없을까 구상해 오다 최근 디지털 영상보안시스템인 ‘싸이버 캅’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인터넷(TCP/IP), 전용선 ISDN이나 일반 전화선으로 싸이버캅 네트에 접속해 실시간 영상전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격지에서 싸이버캅에 녹화된 영상을 재생, 카메라 기능을 제어할 수 있으며 센서 입력시 원격지에서 상황통보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절도방지 보안용, 동영상 감지기능과 선명한 영상출력 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2채널, 4채널 등 최대 16채널까지 다양한 모델을 갖추고 있다.

이 제품이 주목받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농축업 수출길을 터주는데 한몫을 했다는 평이다. 생산작물이나 환경에 이 시스템을 설치하고 중앙센터에서 세계 어느 나라나 접속만 하면 생산지 환경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매수자는 인터넷을 통해 상품의 상태, 재배현황 등을 보고 주문을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허대표는 “그야말로 농업상거래의 혁명”이라는 표현을 쓴다.

농업과 인터넷의 만남으로 요약되는 이 제품은 현재 국내에서 성진, 쓰리알 등이 생산하고 있으나 연안C&E는 지난달 도쿄 ‘국제원예기술전’에 출품해 좋은 평을 받고 일본 수출길을 텄다. 이 회사는 현재 일본 JPC측과 수출협상을 진행중인데 일본 농가에 필요한 사양을 중심으로 월 1천세트 정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허대표는 “현재 이 제품에 대한 후속모델도 개발중인데 세계 3위권에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렌더링툴(3D메뉴얼) 개발이 거의 완료단계에 있다”며 “이렇게 되면 초기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부터 동영상 압축 인터넷 연결 및 인공지능형 모델링에 이어 렌더링툴까지 거의 모든 기술력을 확보해 국내 농업기반의 IT산업 접목이라는 신기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허대표는 인하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군대와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던 엔지니어로 95년 동양화학 계열 동양산전 PLC영업팀장을 끝으로 직장생활을 마치고 그해 연안C&E를 설립했다. 입사 초년병시절 동양화학 전산실에서 허대표는 판매·자재·인사관리 전산화작업을 하면서 자동화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연안C&E는 올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석·박사급 연구인력 10여명을 보강, 대체에너지 및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2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는 싸이버캅에 큰 기대를 걸어 1백5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 다음달에 자본금을 현재의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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