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타열전(20) - 래리 워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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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 창단된 콜로라도 로키스는 몇 가지로 유명한 팀이다.

먼저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고도가 높은 덴버에 위치하고 있는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멀리 나가고 점수가 많이 나는 구장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은 이 구장을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부를 정도로 이 곳에서 많은 투수들이 울고 갔다.

홈구장이 그렇다 보니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강타자들이 거쳐갔다. 지금은 다른 팀에서 뛰고 있는 안드레스 갈라라가, 단테 비셰트, 비니 카스티야는 모두 40홈런을 때릴 수 있는 거포들이다. 지금은 래리 워커가 콜로라도의 최고의 스타이다.

두번째로 가장 자랑스러운 덴버의 열성적인 야구팬들을 들 수 있다. 지금도 콜로라도는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관중 동원능력을 자랑한다.

그럼 현재 콜로라도 록키스의 최고의 스타 래리 워커는 어떤 선수인가.

내셔널리그에서 홈런왕과 타격왕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유일한 선수라고 해도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닌 그런 선수이다. 실제로 그는 97년에는 홈런왕을, 98-99년에는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했다.

지난 3년간 그의 타율은 무려 0.369로, 토니 그윈(샌디에고 파드레스)을 잇는 최고의 교타자이면서도 엄청난 장타력을 지닌 타자이다. 특히 쿠어스필드에서 래리 워커를 만나면 아무리 최고의 투수라도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다. 그의 홈구장에서의 타율은 무려 4할이 훨씬 넘는다.

그의 타격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의 양준혁 선수(LG 트윈스)가 떠오른다. 타격자세로 봐서는 전형적인 '공갈포'의 모습으로 장타는 간간이 때리더라도 타율은 형편 없을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다른 어느 교타자 보다도 월등한 '믿어지지 않는' 타율을 기록하는 것이 양준혁과 래리 워커의 흡사한 점이다.

게다가 그는 수비에서도 최고이다. 우익수 골드글러브를 5차례나 차지하였다. 특히 그의 우익수로서의 송구 실력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강하며 정확하기 때문에, 주자들은 그가 공을 잡았을 때는 3루나 홈으로 뛰어들기를 부담스러워 한다.

그리고 주루에서도 본능적인 순발력과 상황판단 능력으로 자신의 빠르기보다 많은 도루와 진루타를 이루어 내기도 한다.

1966년 12월 1일에 캐나다 메이플릿지에서 태어난 래리 워커는 캐나다 출신답게 고교 때까지 아이스하키 골게터로도 활약했으나, 84년에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계약함으로써 본격적인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미국인 이외에는 전미 드레프트 해당사항 없음)

4년 가량의 기나긴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89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94년까지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뛰며 3할 이상, 2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는 선수로 꾸준히 성장했다.

92년과 93년에는 2년 연속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의 완벽한 수비실력도 키웠는데, 이것은 선천적인 재능을 지닌 켄 그리피 주니어와는 달리 후천적인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다.

95년에 프리에이전트의 자격을 얻은 그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계약을 맺고 이적하는데, 이는 그의 야구 인생에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때 새로 개장된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가 그의 타격에 많은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이다.

95년에 타율 0.306에 36홈런을 때림으로서 갈라라가의 뒤를 잇는 콜로라도의 간판 타자로 자리잡기 시작, 97년에는 마침내 타율 0.366의 타율에 49홈런(내셔널리그 1위), 130타점을 기록하여 마이크 피아자(당시 LA 다저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MVP에 올랐다.

98년에는 팔꿈치, 등, 손가락 등 각종 부상이 이어지면서 제 활약을 못했지만 그래도 0.363의 타율에 23홈런을 기록했고, 99년에도 부상의 여파로 40게임 가까이 결장하면서도 0.379의 타율에 37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이 두 해에는 연속으로 타격왕을 차지했고, 97년부터 3년 동안의 타율은 토니 그윈의 전성기에 못지 않는 타율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 스타들에 비해 늦은 나이인 20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내 비슷한 연배의 스타들에 비해 통산 성적(홈런, 안타)이 화려하지 못한 점과, 내셔널리그에 홈런 거포들이 속속 입성함으로써 워커의 타격 3관왕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갈수록 홈경기와 원정경기의 타율의 격차가 늘어나 쿠어스필드의 덕을 많이 보는 선수라는 오명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99년 홈경기 타율 0.461 26홈런, 원정경기 타율 0.286 11홈런)

그러나 다른 어떤 거포보다도 높은 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 워커가 올해도 강력한 MVP 후보, 타격왕 후보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올해에도 그가 높은 정확도와 강한 파워로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 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 하다.

<래리 워커>
- 생년월일 : 1966년 12월 1일
- 신장 : 191cm 체중 : 108kg
- 투타 : 우투좌타
- 연봉 : 1,250만 달러
- 소속팀 : 몬트리올 엑스포스(85) -> 콜로라도 록키스(95)
- 통산성적(5월 8일까지) : 1325경기 타율 0.312 265홈런 872타점 1468안타
- 경력 :
▶97년 내셔널리그 MVP
▶97년 내셔널리그 홈런왕
▶98-99년 내셔널리그 타격왕
▶골드글러브상 5회 수상 (92, 93, 97, 98, 99년)
▶실버슬러거상 3회 수상 (92, 97, 99년)

- 스타열전 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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