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대 1 … 수시 경쟁률 사상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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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고3 수험생 김모양은 지난주 있었던 대입 수시모집에서 8개 대학 12개 전형에 지원했다. 그는 “전형료만 70만원 넘게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들이 수시에서는 한 대학의 여러 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지원 횟수가 크게 늘었다.

 올해(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의 대학별 경쟁률이 역대 최고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수시 원서접수 마감 결과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등 주요 10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34.7대1)보다 크게 높은 41.7대1이었다. 이들 대학의 수시 모집인원은 지난해보다 208명 늘어난 반면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0만300명 많은 55만8100명이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 69만3634명 중 80.4%가 10개 대학에 지원한 셈이다. 수시는 중복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은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처럼 수시 경쟁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은 ‘쉬운 수능(물수능)’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상위권 수험생들이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수능의 반영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시에 몰린 것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6, 9월 모의 수능이 모두 쉽게 출제되면서 상위권 수험생도 수시에 많이 지원했다”며 “중위권의 상향 지원까지 맞물려 인기 대학들의 경쟁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수시 추가합격제(미등록인원 충원)가 도입되면서 경쟁률이 더욱 올라갔다. 또 상당수 대학이 논술·면접 일정을 조정해 수험생들이 같은 대학 내 여러 전형에 동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지역 한 고교 교사는 “대학 한 곳의 4개 전형에 지원한 학생도 봤다”며 “마치 보험 들어놓는 식으로 여기저기 지원했다가 줄줄이 떨어지면 충격이 클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수시 전쟁’은 이달 말 시작된다. 연세대·이화여대·건국대 등 일부 대학이 수능 시험일(11월 10일) 이전에 논술이나 적성고사 같은 대학별 시험을 치른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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