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로메로스〉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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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창단돼 3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기타 4중주단〈로스 로메로스〉가 오는 28~29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로스 로메로스란 '로메로 가족' 이라는 뜻.

로스 로메로스는 작고한 셀레도니오 로메로(1918~96)가 50세 되던 해 셀린(60).페페(56).앙헬(53)등 아들 3형제와 함께 결성한 기타 4중주단. 96년 셀레도니오가 세상을 떠난 뒤 앙헬도 독주에 전념하면서 4중주단은 셀리노(셀린의 아들).리토(앙헬의 아들)가 새 멤버로 가담해 활동 중이다.

이들 가족이 4중주를 연주할 때는 마치 한 사람이 줄 24개짜리 기타를 연주하는 것처럼 치밀한 앙상블을 보인다. 이들에게 평론가들은 '오케스트라의 파워와 성악의 서정성을 겸비한 연주' '크리스탈처럼 명료한 톤과 현란한 테크닉' 등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아랑후에스 협주곡〉의 작곡가 로드리고가 로스 로메로스를 기타4중주단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안달루시아 협주곡' 을 작곡해 준 것은 유명한 이야기. 또 20세기 최고의 기타리스트 안드레아 세고비아는 작곡가 로렌조 팔로모가 그를 위해 작곡한 '기타와 오케스트라의 대화' 의 초연을 페페에게 맡기기도 했다.

기타를 포크음악.록음악에서 사용되는 악기쯤으로 생각한다면 오해다.

베토벤이 '작은 오케스트라' 라고 극찬했던 클래식 기타는 손가락으로 퉁겨내는 건조하면서도 따뜻한 음색으로 듣는 이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온다. 그런가 하면 타악기 못지 않는 불꽃 튀기는 리듬을 구사하면서 어느덧 화려한 의상의 플라멩코 무희(舞姬)로 변신한다.

다른 악기의 도움 없이도 선율과 화음.리듬을 한꺼번에 구사할 수 있으며 금방이라도 어디든 달려갈 수 있는 자유로운 이동성은 기타의 매력이다. 로스 로메로스는 이번 공연에서 4중주.독주 등 다양한 편성의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관현악을 편곡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3번〉 중 알레그로, 토마스 브레톤의 〈호타〉를 4중주로 들려준다.

네 명이 각각 나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6번〉을 편곡한〈가보트〉 , 셀레도니오 로메로의〈천사의 탱고〉 등의 독주곡을 들려주는 '따로 또 같이' 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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