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스퍼스, 화려했던 시절은 다 지나가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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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 하지만 아마 샌앤토니오 스퍼스는 3년은 커녕 1년도 가지 못할 것 같다.

바로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 계약 선수로 풀려나는 핵심 멤버들이 줄줄이 "탈퇴 선언"을하고 나섰기 때문.

피닉스 썬스에게 의외의 패배를 당하면서 PO1라운드에서 탈락한 99년 NBA 챔피언팀 스퍼스의 가드 메리오 엘리는 스퍼스 구단측을 비롯, 팬들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라는 의사를 밝히며 "다음 시즌 스퍼스에서 뛰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엘리는 "정말 섭섭하다. 하지만 난 다음 시즌엔 이팀에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팀 내 최고 수비수로 활약해온 그는 올 여름 스퍼스의 "재건" 계획에 말맞춰 다른 팀을 찾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퍼스는 에이브리 잔슨과 제롬 커시를 비롯, 베테랑 선수들과의 재계약에 있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팀 던컨의 컴백 여부가 확실치 않다는 것은 스퍼스가 올 여름 어떤 방향으로 팀을 재구성해야 할 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팀 내 주전 포인트가드로서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온 잔슨 (35)은 던컨의 복귀 여부에 상관없이 팀에 잔류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팀에 장기간 재계약을 제안했으나 스퍼스 측에서는 이를 거절, "1년 계약을 맺자."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는 최근 백업 가드로서 성장하고 있는 앤토니오 데니얼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잔슨은 "실망하긴 했지만 팀의 미래가 달린 일이기 때문에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종반에 신장 이식 수술로부터 돌아와 화제가 되었던 포워드 샨 엘리엇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황. 플레이오프 개막 에 앞서 "은퇴할 지도 모른다."라고 의사를 밝힌 바 있는 그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하며 결단을 미루고 있다. 사실 주위에서는 엘리엇이 과연 정상인들도 견뎌내기 힘든 빡빡한 정규리그 스케쥴을 이겨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

엘리와 커시의 경우는 "앞으로도 2~3년은 더 뛸 것이나, 다른 팀에서 뛰고 싶다."라고 의사를 밝혀왔다. 엘리는 다른 팀에 가서 게임당 10~15 분 정도를 뛰는 벤치 멤버 정도의 역할을, 다음달이면 38번째 생일을 맞는 커시 역시 벤치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따져보면 다음 시즌에 남을 것이 확실한 선수는 겨우 7명. 데릭 다이얼, 제런 잭슨, 스티브 커, 테리 포터, 말릭 로우즈, 사마키 워커, 데이빗 라빈슨 뿐이다. 이들로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가능해도 우승은 절대 무리일 것이다.

던컨이 없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팀 던컨이 없으면 스퍼스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그가 없으면 우승은 불가능하다."라며 던컨을 "반드시 붙잡을 것"을 스퍼스측에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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