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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캐피탈 영업 재개 첫달 630억원 깜짝 실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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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전북은행이 8일 우리캐피탈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7일 금융위원회 승인을 거쳐 이날 우리캐피탈 지분 69.7%를 993억원에 사들였다.

 “중서민 소매금융 전문회사를 만든다는 장기 전략에 따라 우리캐피탈을 인수했습니다.”

 서울 태평로 전북은행 서울지점에서 만난 김한(57·사진) 전북은행장의 설명이다. 소득계층으로는 중산층 이하, 신용등급으로 치면 4~8등급을 은행과 캐피탈의 타깃 고객군으로 잡았다. “우리캐피탈의 전국적인 점포망이 지역은행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 6월 전북은행이 우리캐피탈 지분 매매 계약을 맺었을 때만 해도 여러 우려가 제기됐다. 우리캐피탈은 지난해 4월 모회사인 대우자동차판매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1년 넘게 영업을 중단했다. 다시 영업조직이 살아날 수 있을지 시장은 회의적이었다. 우리캐피탈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 은행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 7월 전북은행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신호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7월 영업을 재개한 우리캐피탈의 성적표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7월엔 630억원, 8월엔 820억원의 영업실적을 올렸다. 김 행장은 “당초 예상치 월 400억원을 첫 달부터 뛰어넘어 깜짝 놀랐다”며 “영업조직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목표도 높게 잡았다. 그는 “업계 2위인 아주캐피탈을 2년 안으로 쫓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계이다 보니 자금조달 면에서 경쟁력 있다. 잃었던 한국GM의 전속 할부시장을 다시 되찾기 위한 논의도 현재 진행 중”이란 것이다.

 그는 전북은행의 ‘소형점포’ 전략도 제시했다.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4~5명이 근무하는 소형점포를 곳곳에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10개월에 걸쳐 개발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도 지난달 개통했다. 김 행장은 “은행은 수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 오래 살아남는 게 더 중요하다”며 “자산을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시스템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은행은 자기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이달 말 실시할 예정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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