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섭의 프로야구 주간 전망] 다들 대구 보고 있을 때 … 최형우 홈런 1위, 롯데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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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왼쪽부터 오승환, 윤석민, 최형우, 이대호.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 27일~9월 4일)가 열린 동안에도 프로야구는 치열한 순위 싸움과 개인 타이틀 경쟁을 이어갔다.

 가장 돋보인 타자는 최형우(28·삼성)였다. 두 경기에서 세 개의 대포를 몰아치며 이대호(29·롯데)를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로 뛰쳐나갔다. 최형우는 지난달 28일 두산을 상대로 시즌 23호 아치를 그려 홈런 공동 1위를 이뤘다. 30일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선 이대호가 지켜보는 가운데 24, 25호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10경기째 홈런포가 침묵하고 있는 이대호(23개)와의 격차를 두 개로 벌렸다.

 2002년 삼성에서 데뷔한 최형우는 2008년에야 주전 자리를 꿰차고 신인왕을 차지한 ‘늦깎이 스타’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팀 내 4번타자 치고는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찬스 해결 능력도 향상돼 삼성의 선두 질주를 맨 앞에서 이끌고 있다. 5일 현재 올 시즌 15개의 결승타를 날려 이 부문 선두다. 홈런뿐 아니라 장타율(0.582)에서도 1위에 올라 있고 타점도 85개(2위)로 선두 이대호(94개)를 추격 중이다. 8월 한 달간 6홈런·19타점을 보탠 최형우는 5일 기자단 투표에서 22표 중 10표를 얻어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8월 MVP’로 뽑혔다.

 마운드에서는 윤석민(25·KIA)과 오승환(29·삼성)의 역투가 빛났다. 윤석민은 8월 27일 SK와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15승(4패 1세이브)째를 따냈다. 2005년 데뷔 후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종전 2008년 14승)이다. 그는 다승과 평균자책점(2.33)·탈삼진(156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투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눈앞에 뒀다. 올 시즌 ‘끝판대장’으로 거듭난 오승환은 지난달 2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16경기 연속 세이브(종전 두산 정재훈·15경기) 신기록을 세웠다.

 팀 순위에서는 롯데의 약진이 눈부셨다. 7월 초까지 6위에 처진 롯데는 후반기 들어 23승9패의 고공 행진을 하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1일에는 KIA를 꺾고 2008년 9월 이후 1079일 만에 2위로 올라섰다. 반면 SK는 이만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후 4승10패에 그치며 4위까지 떨어졌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이번 주에는 5위 LG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4위 SK와 4경기 차인 LG는 두산과의 3연전에 이어 삼성과 원정 2경기를 한다.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한 주다. 윤석민을 2승 차로 추격 중인 LG의 에이스 박현준(13승)을 눈여겨봐야 한다.

 프로야구의 흥행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올 시즌 576만204명의 관중을 동원해 이르면 이번 주말 종전 최다 기록(592만8626명·2010년)을 넘어 사상 첫 600만 관중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화섭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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